가상자산 '김치프리미엄' 악용 13조 해외유출…49명 재판행
입력: 2023.07.26 00:00 / 수정: 2023.07.26 00:00

전 은행 지점장·증권사 팀장도 가담

가상자산시장의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해 13조원 상당의 외화를 유출한 투기세력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대검찰청 제공
가상자산시장의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해 13조원 상당의 외화를 유출한 투기세력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대검찰청 제공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가상자산시장의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해 13조원 상당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투기세력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검찰청은 관세청, 금융감독원과 합동 수사 결과 '김치 프리미엄' 현상을 악용한 불법 외화유출 사범 총 29명을 구속기소, 2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5명은 지명수배했다.

'김치 프리미엄'은 가상자산 국내시세가 해외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현상을 말한다. 이들은 해외 가상자산을 국내 페이퍼컴퍼니로 전송해 국내에서 매각한 뒤 매각대금 13조원 상당을 허위 무역대금으로 가장해 해외로 송금했다.

대검에 따르면 이 투기세력들은 전체 송금액 13조원 기준으로 최소 39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범행 기간 동안 '김치 프리미엄'은 3~5%였으며 최대 20% 수준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에 유입된 것은 가상자산인 반면, 외화 13조 원이 고스란히 해외 유출되면서 국내 실물경제와는 전혀 무관하게 투기세력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 직원들도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의 범행을 묵인하거나 적극적으로 도와준 대가로 현금, 고가명품, 골프 접대 등을 받은금융회사 직원 2명을 구속기소,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시중은행 1곳, 선물사 1곳도 기소했다.

전 은행 지점장인 A씨는 허위서류를 이용해 163억원 상당의 외화를 송금한 미신고 자본거래를 방조하거나 4023억원 상당의 외화를 송금한 대가로 25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전 증권사 팀장인 B씨는 외화유출 사범과 공모해 5조원 이상의 외화를 송금한 대가로 3000만원가량의 명품시계, 1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 등 5835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외환 영업 실적 경쟁 분위기 속에 일부 영업점이 고객 유치에만 열을 올린 나머지 송금사유나 증빙서류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같은 범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본다.

기소된 전 지점장이 소속된 은행은 1년 사이 실적이 무려 300배가 넘게 폭증했는데도 이유도 따지지 않고 우수 지점으로 은행장 포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가상자산 투기 거래로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고 선량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지않도록 불법 외화유출 범행에 엄정대응하겠다"고 밝혔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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