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해' 전주환 2심 무기징역…"재범 가능성"
입력: 2023.07.11 16:02 / 수정: 2023.07.11 16:02

재판부 "반사회적 극악무도한 범행"
유족 측 "더이상 이런 사건 없어야"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의자 전주환이 지난해 9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의자 전주환이 지난해 9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27447명의 시민 분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였습니다. 오늘 법원의 판결은 지금까지 수차례 발생한 고소를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하는 범죄에 대한 법원의 태도를 보여주는 판결이 될 것입니다. 바쁜 일상 중에도 피고인에 대한 엄벌 탄원에 함께 해주신 많은 분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피해자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

"제가 기대하는 단 한 가지 희망은 가해자에게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가해자가 행한 것과 같은 범죄행위가 근절되기 위해서 부디 그자의 죗값에 합당한 엄벌이 내려지기를 바랍니다." (피해자가 생전에 쓴 탄원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평소 스토킹하던 동료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전주환이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징역 40년보다 늘어난 형량이다.

서울고법 형사 서울고법 형사12-2부(진현민·김형배·김길량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2시 10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전주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15년 부착과 성폭력·스토킹 치료프로그램 각각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이날 전주환은 갈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타났다. 약 30분간 진행된 재판 중에는 방청석에서는 피해자 유족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주환이 재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반사회적 극악무도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범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향후 교화 가능성에 상당한 회의가 든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상대로 보복할 목적으로 직장까지 찾아가 끝내 살해한 행위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짓밟았다"며 "그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해 생명을 의도적 목적을 가지고 침해한 사람은 엄벌에 처한다는 것을 증명함으로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울증으로 장기간 약물을 복용했다는 전주환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통합심리분석결과 통보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인의 항우울제 복용이나 우울증이 직접적으로 살인 범행과 관련 있다는 내용이 없다"며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전주환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형벌로 사형을 선고할 때는 범행의 책임 정도와 목적에 비춰 정당화될 수 있는,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며 "사형 선고를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명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7월 11일 피해자 유족 측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가 전주환의 항소심 선고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7월 11일 피해자 유족 측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가 전주환의 항소심 선고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피해자 유족 측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는 선고가 끝나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 변호사는 "피고인이 행한 범죄의 중대함과 피해자 분의 생전 엄벌 탄원, 유족 분들의 엄벌 탄원, 시민 분들의 엄벌 탄원이 법원에 닿아 오늘과 같은 판결이 선고됐다"며 "더 이상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스토킹 혐의와 보복살인 혐의로 나눠 진행된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살인과 스토킹 혐의 두 가지를 병합해서 진행됐다. 항소심에서 주 사건이 병합됐을 때 재판부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새롭게 형을 정해야 한다.

이에 앞서 1심에서 검찰은 전주환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전주환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15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오로지 보복 목적으로 찾아가 살해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았다"며, "반사회적 범행으로 충격과 분노, 슬픔을 줬고 범행의 잔혹성을 살펴보면 죄책이 무거워 엄중한 형으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전주환이) 우울증 약을 장기간 복용했고 수형 생활을 통해 스스로 깨닫고 자신의 성격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권고형량 범위와 유사 사건에 대한 양형 선례 등을 종합해 유기징역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전주환은 지난해 9월 14일 오후 9시경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동료 여성 역무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전주환은 스토킹·불법 촬영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스토킹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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