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하지 않지만 형사처벌 대상은 아냐"
내부 게시판에서 알게된 개인정보를 소송에 사용했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더팩트 DB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내부망에서 알게된 개인정보를 소송에 사용했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후배 여경이 성희롱과 직장 내 갑질 피해를 호소하자 대처방법을 조언했다. 이후 가해자 B씨는 감찰 결과 징계를 받고 전보조치됐다.
불똥은 에먼 A씨에게 튀었다. B씨를 음해했다며 조직 내 표적이 되자 경찰서 앞에서 1인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어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자신을 비난하는 내용의 ‘여경 1인 시위 뉴스를 보고’라는 글에 지지하는 댓글을 단 동료 경찰관들을 고소하기로 하고 내부망에서 알게된 이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고소장에 적어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이에 A씨는 업무상 알게된 경찰관 22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2심은 모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내부 시스템은 경찰공무원이면 누구나 접근이 허용됐다. 특히 휴대전화 번호는 본인이 동의할 때만 공개됐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를 하거나 했던 사람이 업무상 알게된 개인정보를 누설했을 때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A씨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사나 민사절차에 따라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은 적법한 절차이며 국가가 관리하는 개인정보는 엄격히 관리돼 누설될 위험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동이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개인정보 누설행위로서 처벌 대상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