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드러낸 수사팀 "객관적 증거 찾았다"
김용 "법질서 파괴"…경기도 관계자 확인서도 제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 대선 자금 수수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2021년 5월 3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행적을 두고 검찰과 김 전 부원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김 전 부원장이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김 전 부원장은 경기도 관계자를 만나 업무를 봤다는 입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한 관계자가 나오자 검찰은 위증 혐의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지난 9일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이모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달 4일 김 전 부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21년 5월 3일 오후 3시경 김 전 부원장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 내 집무실에서 만나 업무를 협의했다고 증언했다. 자신이 사용한 옛 휴대전화에 일정이 적혀 있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날짜는 공소사실상 김 전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만나 처음으로 1억 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날이다. 이 씨는 김 전 부원장의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알리바이를 증언한 셈이다.
이에 재판부는 증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 씨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다. 이 씨는 이를 승낙했지만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휴대전화도 제출하지 않았다.
위증죄란 법률에 따라 선서한 증인이 허위 증언을 하는 일이다. 객관적 진실과 맞지 않는 증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성립되는 범죄는 아니다. 대법원은 선서한 증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함으로써 성립되고 설령 그 증언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더라도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한 때에는 위증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판시한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증인이 고의적으로 기억과 다른 허위 증언을 했을 때 위증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씨의 사례에 적용해 보면, 이 씨가 단순 기억 혼동을 넘어서 김 전 부원장을 비호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증언을 해야 위증죄가 성립된다.
최근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은 허위 증언을 하게 된 경위 등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이 씨와 관계자 주거지, 사무실 등 4~5곳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원장은 검찰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왔다는 이유로 강제 수사를 벌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검찰의 일시 특정과 다른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며 "헌법에 보장된 방어권을 훼손하는 것으로, 법과 정의를 지켜야 할 검찰이 오히려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경기도 관계자 역시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5월 3일 이 씨와 업무를 봤다는 취지의 사실관계확인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에너지센터장 신모 씨는 최근 김 씨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이러한 내용의 공증을 거친 사실관계 확인서를 제출했다.
반면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2021년 5월 3일 김 전 부원장과 이 씨가 만났다는 부분이 사실인지 여부가 쟁점으로 객관적 증거로 허위라는 정황 드러나 위증 정황 수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압수수색을 통해 위증 혐의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증거물을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이 씨의 위증 혐의로 더불어민주당을 조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수사팀 관계자는 "위증의 동기 및 과정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재판 전 민주당에 연락을 취했는지 여부 등까지 포함해서 수사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증인이 의도적으로 허위 증언을 하고 허위 서류를 제출하는 건 방어권 범위를 초과해 재판부를 기망한 중대한 사법방해"라며 "이러한 이유로 1심 선고 전이라도 위증수사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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