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뀐 것 맞죠?"…이재명, 유동규·정민용 직접 추궁
입력: 2023.06.17 00:00 / 수정: 2023.06.17 00:02

검찰, 황무성-유동규 문자 공개에 반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사실에 대해 안면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충분히 인지하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백현동 허위 발언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사실에 대해 "안면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충분히 인지하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백현동 허위 발언'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문기 허위 발언'으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정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를 직접 추궁하며 반전을 시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16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7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이 "김문기가 증인(유동규)에게 피고인과 리모델링 관련 전화를 했다고 할 때 피고인을 어떻게 호칭했는지"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변호사'라고 호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후 이 대표는 직접 발언권을 얻어 "시장 후보로 예비 후보로 등록하고 사무실을 내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면 후보라고 지칭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때는 이미 예비후보 등록하고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하던 시절"이라고 추궁했다. 변호사라는 호칭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차장과 여러차례 시장실로 대면보고를 왔다는 증언을 놓고도 "시장에게 보고를 했다면 업무일지에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7년 6월 12일 김 전 처장과 함께 시장에게 대장동 배당이익 관련 보고를 했다는 정 변호사에게도 질문을 던졌다. 이 대표는 "증인은 땅이 아니라 현금 배당으로 정해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그날 선택을 해달라고 (서류를) 갖다줬다는 것 아니냐"며 "이미 정해져있는 건 제 책상으로 온다. 그런데 제가 증인을 굳이 불렀단 거냐"고 캐물었다. 이어 "매우 이례적이라고 생각안합니까? 증인하고 논쟁 토론할 일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라고도 덧붙였다.

결제서류 세개를 시장실에 갖고 들어갔다는 정 변호사의 답변을 놓고도 "(처음에는) 비서실에 갖다줬다고 하지 않았냐. 아까 이야기와 다른 것 맞죠?"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공판에서 이 대표가 제시한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과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 대해 "가독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하지 않고 구두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며 "출처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 측은 "증거 기록에 나와 있는 자료 외에는 물어보지 말라는 얘기 같은데 맞지 않는 얘기다. 황무성 씨의 기억을 물어본 것이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신문"이라며 "형사소송법상 엄격한 증명의 원칙이 적용되는 건 검찰이 제출한 증거이고 피고인은 자유로이 증거를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기록에 없는 것은 미리 준비해달라. 황무성 증인 신문 때는 너무 뜬금없었지 않냐"며 :해당 증거를 띄워놓고 확인하게 해달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공판에서 이 대표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과 고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자신이 황 전 사장의 퇴직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반박하려는 취지다. 다만 사전에 제출되지 않은 증거로 모두 공개하지는 못했다.

이 대표는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백현동 개발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12월 22일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는 고 김 전 처장과 모르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재임 이전부터 김 전 처장과 아는 사이였다고 본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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