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회사가 납세증명서를 미제출하면 정부가 변제공탁을 해도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김시형 인턴기자] 정부와 물품 계약을 체결한 회사가 납세증명서를 내지 않으면 정부가 변제공탁을 해도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정부가 주식회사 A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 이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A사는 2015년 3월 다른 회사로부터 납품 계약 물품 대금 채권을 넘겨받아 정부와 약 4억 원 상당의 구명조끼 납품 계약을 체결한 후 정부에 대금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납세증명서 미제출을 이유로 A사의 대금 지급을 거절했다. 그러자 A사는 양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 2017년 승소했다.
A사가 승소함에 따라 정부는 2020년 약 2억2000만 원을 변제공탁했다. 그 반대급부로 A사에게 국세·지방세·국민연금 등 완납증명서를 제출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후 확정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청구 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모두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정부의 변제공탁은 유효하고, 양도인의 납세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국세징수법 시행령 조항도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고 A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국가에 대한 대금채권자인 납세자가 국가의 납세증명서 제출 요구에 불응할 경우 국가는 수령불능을 이유로 변제공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금 지급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지체 책임도 면할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정부가 반대급부로 내건 납세증명서 제출도 정당하다고 봤다.
국세징수법 시행령은 위법하다는 A사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채권양도인에게 납세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조세 체납 등을 방지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납세증명서 제출을 조건으로 하는 국가의 변제공탁이 유효하다는 최초의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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