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회계사가 김만배 전 기자가 남욱 변호사에게 개발이익인 428억 원의 일부를 주기로 약속했었다고 증언했다.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만배 전 기자가 남욱 변호사에게 개발이익인 428억 원의 일부를 주기로 약속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1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정영학 회계사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이 "김만배가 남욱에게 준다는 돈이 뭐냐"고 묻자 정 회계사는 "유동규 혹은 유동규 등에게 줄 돈, 그 어떤 일부의 돈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검찰이 그게 무슨 돈인지 거듭 묻자 정 회계사는 "개발 이익의 일부, 428억 원"이라며 "그걸 본인이 주면 문제가 되지만 남욱이 유동규에게 주기로 하면 본인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 전기자가 김 전 부위원장을 비롯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들과 이 428억 원을 나눠 갖기로 약속한 걸로 본다.

정 회계사는 이 일로 자신이 김 전 기자와 공범이라고 자신의 아내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 따르면 정 회계사의 아내는 '그런 거에 당신이 왜 연루돼 있어?'라고 묻자 '나도 남욱, 김만배와 공범이다. 뇌물공여죄 횡령에 공범'이라고 답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돈이 건너간 사실을 알고 있어서 자신이 공범이 될 것이라는 취지다.

정 회계사는 "이재명 씨가 대선에 나오니까 김만배가 직접 돈 주는 건 무서워하고 남욱을 통해서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고도 말했다.

검찰은 "이재명이 대통령 선거에 나오는 것과 김만배가 남욱에게 돈을 건네주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이재명이 대선에 나오면 집중 받게 되고, 관심받게 되니 그 측면 때문에 본인이 직접 전달하기보다는 남욱을 통해 전달하는 게 안전하겠다고 한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재명과 김만배가 어떤 관계이길래 이재명이 대선에 나오면 집중 받는지 묻자 정 회계사는 "유동규 등에게 건너가는 거니, 큰돈이 움직이는 걸 걱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김 전 부위원장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 전후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남 변호사에게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부위원장의 다음 공판은 오늘 15일로 김 전 기자의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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