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의 정식 재판이 오는 14일 시작된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의 정식 재판이 오는 14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7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의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 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으나 이날 재판에는 조 회장도 출석했다.

조 회장 측은 지난 재판과 마찬가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압수수색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 측은 "검찰의 적법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게 아니라면 공정위가 임의 제출을 해서 형사 절차가 무분별하게 이뤄진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라며 "그 원 소비자인 피고인 측에서 참여를 못 했다는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현장 행정 조사 당시 관련 증거를 수집하는 주관한 담당자가 있을 것"이라며 "법정에서 증언을 들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공판준비기일에도 조 회장 측과 검찰 측은 공정위의 한국타이어 압수수색 위법성 여부를 두고 다퉜다.

조 회장 측은 "형사 절차상 영장에 따른 것이 아닌 공정위 현장 조사 과정에서 취득된 증거"라며 부동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로 세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마치고 14일부터 수요일을 중심으로 정식 재판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달 12일부터는 본격적인 증인 신문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 한국타이어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약 875억 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계열사에 유리하도록 단가를 높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5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도 있다. 조 회장은 법인 명의로 외제차를 구입하거나 리스하고 개인 이사·가구비를 대납한 것으로 파악됐다.

chaezer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