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디지털 TV의 결합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제공한 현금 혜택은 '에누리액'에 해당하지 않아 부가가치세 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인터넷과 디지털 TV의 결합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제공한 현금 혜택은 '에누리액'에 해당하지 않아 부가가치세 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곽동준·권오상 부장판사)는 지난 3월 30일 SK브로드밴드가 도봉세무서장 등 10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SK브로드밴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인터넷과 디지털 TV의 결합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결합 수수료, 고객 지원금, 고객 위약금 중 하나를 제공해 온 SK브로드밴드는 고객이 납부한 요금의 전액을 과세표준으로 해 2015년 1기와 2기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고 납부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 중 고객에게 제공한 부분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돼야 하는 '에누리액'이라며 2020년 7월 24일부터 2020년 9월 15일까지의 부가가치세의 환급을 요구하는 경정청구를 냈으나 세무서는 거부했다.

이후 SK브로드밴드는 도봉세무서장 등 10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부가가치세법에서 부가가치세는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이라는 거래 그 자체를 과세대상으로 하여 개별 공급거래를 단위로 거래징수되고, 에누리액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가 공급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된 금액이어야 한다.

법원은 △이용약관에서는 이 사건 용역의 대가에서 이 사건 금원(사은품)을 직접 감액한다는 내용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점 △이 사건 금원은 개별 공급거래나 그 대가(매월 이용요금)와 연계되었다거나 그 대가에서 직접 감액된 것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에누리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SK브로드밴드가 고객에게 1년 이상 용역 계약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매월 지급할 장려금을 성격의 금원을 미리 한꺼번에 지급한 뒤 계약 기간 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장려금 성격의 금원 지급을 거절하는 의미에서 반환하는 것이라고 봤다.

법원은 "오히려 이 같은 이익을 선택하는 1차적 주체는 고객이 아니라 유통망 업체로 보인다"며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되고 유통망 업체에게도 기본수수료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통망 업체의 선택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금액은 유통망 업체의 판매 전략으로 제공된 금액으로 에누리액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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