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만 이어 출석 조사…"현역 의원 상당 특정"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이성만 무소속 의원 조사를 마친 데 이어 윤관석(사진) 무소속 의원도 비공개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중 '키맨' 강래구 한국감사협회 회장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만 무소속 의원 조사를 마친 데 이어 윤관석 무소속 의원도 비공개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핵심 피의자들의 기소와 조사가 잇따라 이어지면서 검찰의 칼끝이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하는 모양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번 주중 강 회장을 구속기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8일 구속된 강 회장은 한 차례 구속 기간 연장을 통해 이번 달 27일까지 구속 수사가 가능하다. 강 회장이 기소되면 돈 봉투 의혹의 첫 피고인이 된다.
강 회장은 2021년 전당대회 직전 송 전 대표 후보 캠프에서 현역의원·지역상황실장 등에게 돈봉투 9400만 원을 살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됐다.
검찰은 수사 초기에는 강 회장이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6000만 원을 받아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모 씨에게 전달했다는 의심했으나, 최근 김 씨는 돈을 박 씨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일려 졌다.
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송 전 대표 캠프의 지역본부장에게 돈을 건넨 혐의 등 일부는 인정했으나 나머지 대부분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연루자들에 대한 조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일 이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다. 윤 의원 역시 22일 오전부터 검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돈 봉투 자금 출처와 전달 과정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 범죄사실에 윤 의원이 2021년 4월 '기존 지지세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뿌릴 필요가 있다'라고 지시해 강 회장이 총 6000만 원을 마련했다고 적시했다. 영장에 따르면 이 돈은 300만 원씩 쪼개져 같은 당 국회의원 10∼20명에게 전달됐다.
또 검찰이 확보한 이정근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에는 "윤관석 오늘 만나서 그거 줬고, 이렇게 봉투 10개로 만들었더니만"이라며 윤 의원을 언급하는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녹음파일과 관련해서도 다른 의미로 한 발언을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이밖에도 현역 의원을 비롯한 돈 봉투 수수자들의 수사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돈 봉투 수수자들을 상대로 조사가 진행됐고, 상당 부분 실체가 드러났다"며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돼 수사 일정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 조사가 마무리되면 돈 봉투 의혹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했으나 입구에서 가로막히고, 현장 취재진에게 "인생털이 먼지털이식 별건수사로 주변사람들을 괴롭히고 인격살인을 하는 잔인한 검찰수사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필요한 시기에 (송 전 대표에게) 출석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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