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상 의사 등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의 기산점은 불법행위가 끝난 시점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의료법상 의사 등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의 기산점은 불법행위가 끝난 시점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김옹수·손지연 부장판사)는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3년 1월2일~2017년 9월30일 B씨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것을 알고도 매월 일정 금액을 받는 조건으로 자신의 명의로 치과를 개원하고 B씨가 운영하도록 했다.

의료법 4조 2항은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33조 8항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6월8일 A씨에게 의료법 위반으로 1개월 15일의 의사면허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보건복지부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자격정지 처분의 기산점 문제였다. 의료법상 자격정지 처분은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할 수 없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한 기간 2013년 1월 2일부터 2017년 9월 30일 중 자격정지 처분일에서 5년 이전에 해당하는 기간인 2013년 1월 2일부터 2017년 6월 8일까지의 행위는 처분 시효가 지났기에 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같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반행위가 영업을 위해 계속, 반복적으로 일어난 일련의 행위인 이상 처분 시효의 기산점은 최종 행위 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최종행위가 2017년 9월30일인 이 사건 전체는 처분일인 2022년 6월9일을 기준으로 5년이 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격정지 처분은 복지부 장관의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는 주장을 놓고도 의료법에 정한 기준에 따른 처벌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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