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철거 건 주는 대가로 1억 빌려 대납"
"남욱에 받은 돈 김용에게 줬는지 기억 안 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으로부터 1억 원을 빌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술값을 갚았다고 증언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에게 1억 원을 빌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술값을 갚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를 받는 정 전 실장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위원장의 술값을 내주기 위해 돈을 빌렸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철거업자인 자신의 친구에게 4000만 원 내지 6,000만 원을 빌렸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회에서 만난 친구에게 술값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니 본인이 대납해주겠다고 했다"며 "성남시 철거 건이 나오면 말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정진상에게 (철거 건을 주는 것을) 말하니 해주겠다고 해서 술값을 대납해줬는데 정진상이 나중에 약속을 어겼다"며 "이후 그 친구가 9000만 원을 갚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철거업자인 친구에게 9000만 원을 갚기 위해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현금으로 1억 원을 빌렸다고도 했다.
그는 "정진상한테 얘기했더니 자기 집이라도 빼서 줄까 했는데 '내가 알아서 하겠다'라고 했다"며 "정진상이 철거하는 거 하나 주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안 지키는 바람에 사건이 그렇게 된 것이다. 제가 다 책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금액에 대해서는 금융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받았다"며 "술값 갚는 것 때문에 빌리는 것이라 찜찜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실장 측과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1월~2월경 남욱 변호사에게 받은 2000만 원의 사용처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정 전 실장 측이 "검찰 조서를 보면 2000만 원 중에 1000만 원은 정진상에게 주고 나머지 1000만 원은 김용에게 줬다고 하지 않았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며 "김용에게 줬든지 제가 썼든지 둘 중 하나"라고 답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에 잘못 진술한 것인지 계속해서 추궁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용 사무실에 가서 1000만 원을 여러 차례 줬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다"며 "준 것이 80%, 안 준 것이 20%다. 정진상에게 준 것은 100%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유 전 본부장의 건강상 문제로 또다시 조기 종료됐다. 이날 오전 재판부터 유 전 본부장은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의 건강 사정으로 나머지 반대 신문은 차일 기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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