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부터 워킹맘까지 데려가 윽박 질러"
검찰 "협의한 바 없다"…로비서 가로 막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 검찰 출입을 거부 당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검찰에 자진 출석해 주변인에 대한 검찰 수사의 가혹함을 토로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귀국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송 전 대표 측은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검찰은 사전에 협의된 바 없고, 수사팀 사정상 이날 조사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58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자진 출석했다. 청사 입구에서 직원에게 '변호사를 통해 반부패수사2부에 면담 요청을 했다'고 말했지만 로비에서 가로막혔다.
되돌아 나온 송 전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막 결혼해 갓난아이를 키우고 있는 신혼부부, 혼자서 어린 아들을 키우면서 힘겹게 일하고 있는 워킹맘 등 검찰은 20~30대 비서들을 압수수색·임의동행이란 명분으로 데려가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무도한 행위를 하고 있다"며 "증거에 기초한 수사를 해야지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불러서 별건 수사로 협박하고 윽박질러 진술을 강요하는 전근대적 수사는 안된다. 인생털이 먼지털이식 별건수사로 주변사람들을 괴롭히고 인격살인을 하는 잔인한 검찰수사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안 나오니까 제 주변을 샅샅이 모두 파헤치는 인생털이 수사를 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사건이 시작된 주범으로 강래구 씨를 지목하고 수사했지만 사실을 밝혀내지 못해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며 "다급해진 검찰은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갑자기 (지난달) 29일 아침 저의 집과 저의 측근들 그리고 먹고사는문제연구소 등 6군데를 압수수색하고, 참고인을 임의동행해 갖은 협박과 회유를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언론을 통한 검찰의 피의사실공표 의혹도 제기했다. 송 전 대표는 "참고인이나 주변인물의 신상정보가 아무런 통제 없이 언론에 유출되고 수사상 획득한 정보가 바로바로 언론에 실시간 보도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피의자라 할지라도 출국정보가 언론에 공개되면 안 되는데 참고인·일반인의 출국정보가 언론에 바로 유출되는 것은 검찰이나 법무부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와 해당언론에 대해 고발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도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1년 동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수사 1, 3부는 이재명 대표 수사에 올인했다. 그런데 별 효과도 없고 윤석열 정권의 대미, 대일 굴욕 외교와 경제무능으로 민심이 계속 나빠지자 2부가 나서서 일부 언론과 야합해 저를 표적 삼아 정치적 기획수사에 올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범죄혐의사실이 제1야당의 현대표와 전대표 관련사건 말고는 없는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을 담당해야 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야당수사에만 올인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송 전 대표는 "한번 살다 죽는 목숨 비겁하게 살지 않겠다. 저의 주변사람들에 대한 비겁한 협박·별건수사를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라며 "주변사람 대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 주시기를 바란다. 모두 책임지겠다"라고 말했다.
강래구 한국감사협회 회장이 '송 대표가 직접 처리했다'라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 대해서는 "(강 회장이) 조사를 받았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 조사에서 그런 게 안 나왔거나, 3만 개의 녹취록 가운데 일부 내용만 추출한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먹고사는 문제연구소 후원금이 경선 자금으로 쓰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회계 장부 분석하면 나올 것 아니냐"며 "회계 장부를 압수수색해 갔으니 투명한 분석을 통해 무관함이 드러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 등 40여 명에게 현금 9400만 원을 뿌리는 과정에 송 전 대표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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