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사실혼 배우자 '증언 거부'…"하루하루 지옥"
입력: 2023.04.20 15:48 / 수정: 2023.04.20 15:48

재판부 "유동규 신빙성 의심" 증언 유도
증인 "유동규 해코지 당할까 증언 두려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배우자 박모 씨가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유 전 본부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배우자 박모 씨가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유 전 본부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 박모 씨가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2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위원장의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유 전 본부장과 사실혼 관계인 박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위원장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을 목격한 사람이다.

그러나 박 씨는 대부분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우선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현금을 담고 왔다는 백팩에 대해 박 씨에게 물었다.

검찰이 "유동규가 평소에 백팩을 착용하느냐"고 묻자 "아니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후 "2년 전 2021년 5월 하순에서 6월 초순경 유동규가 백팩을 메고 들어온 것을 기억하느냐"고 물었으나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또 "유동규가 백팩을 가지고 들어올 때 현금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유동규가 가방을 가지고 들어가자 아내가 그게 뭐냐고 물었고 가방을 열어 박스를 꺼내 보여줬다고 증언했는데 기억이 나는가", "당신이 알면 안 돼 선거하는 게 사용할거야라고 했는데 맞는가" 등을 물었지만 모두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또 김 전 부위원장과 아는 사이인지 묻는 질문에도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김용을 아는지 여부는 증언 거부 대상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모릅니다"라고 다시 답했다.

이후에도 "(유동규가) 김용에게 돈을 전달할 당시 돈 무게 때문에 쇼핑백이 찢어지지 않게 두 개로 겹치고 스카치테이프를 붙이는 장면을 기억난다고 했는데 맞는가", "유동규가 검찰 조사에서 아내가 저와 김용이 만날 장소를 정하는 통화 내용을 들었고 나가는 걸 봤다고 했는데 기억나는가" 라는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경기도 대변인 시절 김 부원장./사진=경기도
경기도 대변인 시절 김 부원장./사진=경기도

반대 신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변호인이 "유동규가 쇼핑백을 가지고 나간 것을 봤다고 했는데, 모양이나 종류가 기억나는가", "유동규가 정진상을 만나러 간다고 말한 것 기억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박 씨의 증언 거부에 재판부는 "유동규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증인을 배우자로서 나왔는데 증언을 거부하게 되면 유동규 피고인이 해왔던 진술이나 태도에 반대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신빙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없게 의견을 말해달라"고 증언을 유도했다.

그러나 박 씨는 "뉴스도 보고 있고, 댓글도 보고 있다"며 "이 사건 관련해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것도 보면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저 사람이 나가서 해코지 당하지 않을까 하루하루 지옥"이라며 "증언하는 것 자체가 두렵고 무섭다"고 밝혔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 전후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남욱 변호사에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부위원장이 대선 경선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남 변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chaezero@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