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동규 음해 가능성"…구속 기간 내달 7일까지
증인 정민용 "김만배, 정진상에 20억 주기 싫다고 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이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허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사진=경기도 |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이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허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위원장의 8차 공판에서 김 전 부위원장의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작년 10월 구속돼서 5개월이 지났는데 방어권 보장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방어권 행사 부분을 고려해서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변호인 역시 "개인적 알리바이 등 자료는 인터넷 확인해봐야 효율적인 방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구속 유지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는 의견이다. 검찰은 "증거 인멸 부분에 있어 이미 지인을 통해 압수수색이 임박한 것을 알고 체포 3일 전에 본인 휴대폰을 은닉했다"며 "밀행성 하에 수사가 진행된 사실을 어떻게 미리 알고 입장문까지 준비했는지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전 부위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음해할 우려도 내비쳤다. 검찰은 "피고인이 접견한 내용을 보면 유동규에 대한 음해성 정보를 취합해달라는 얘기가 구체적으로 적시돼있다"며 "위해 우려가 현존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김 전 부위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김 전 부위원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기소 시점부터 1심 선고 전까지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이다. 이에 따라 김 전 부위원장의 구속 기간은 내달 7일까지다.
이날 재판에서는 정영학 회계사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정 회계사는 김만배 전 기자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20억 원을 요구받았지만 줄 생각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김만배가 시장실이라고 불리는 경기도청으로 가서 정진상으로부터 현금 20억 원을 다르면 요구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은 걸로 진술한 게 맞느냐"고 묻자 정 회계사는 "네"라고 대답했다. 또 20억을 안 주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계산상 428억 원의 3분의 1인 140억 원 정도는 정진상에게 들어가야 할 돈인데 이 중 20억 원을 안 주겠다는 것은 안 맞지 않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정 회계사는 "겁을 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만배 전 기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들에게 대장동 수익을 나눠준다는 428억 원 약정을 했다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 실장이 요구했다는 20억 원을 왜 주지 않겠다고 했는지 의문이라는 취지로 보인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 전후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남욱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부위원장이 대선 경선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남 변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chaezer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