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목숨줄'이라는 8억 메모…"위험한 돈 같았다"
입력: 2023.03.30 17:28 / 수정: 2023.03.31 07:14

"4/25 1, 4월25일 1억원 전달했다는 의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따지는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제출된 Lee list(Golf) 메모의 작성자 이모 씨가 남욱 변호사가 메모를 목숨줄이라고 표현했다고 증언했다. /박헌우 기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따지는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제출된 'Lee list(Golf)' 메모의 작성자 이모 씨가 남욱 변호사가 메모를 '목숨줄'이라고 표현했다고 증언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따지는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제출된 'Lee list(Golf)' 메모의 작성자 이모 씨가 남욱 변호사가 이를 '목숨줄'이라고 표현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위원장의 7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남 변호사의 최측근 이 씨는 해당 메모를 설명했다. 이 씨는 "남욱이 미국 출국 이후에 전화를 했다"며 "정민용에게 전달했던 현금 날짜와 금액, 자금 조성이 어떻게 된 건지 메모를 하라고 해서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 메모를 남 변호사가 '목숨줄'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목숨줄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현금으로 8억 원이 넘는 돈이 건너갔고 위험한 돈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추측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메모는 이 씨가 정민용 변호사에게 정치자금을 전달한 뒤 작성됐다. 김 전 부위원장의 요구로 남 변호사가 8억4700만 원을 정 변호사에게 건넸다는 내용이다.

메모에는 '4/25 1', '5/31 5' 같은 식으로 숫자가 적혀있다. 검찰은 4월25일 1억 원, 5월31일 5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검찰이 "4/25 1이 2021년 4월25일 정민용에게 1억 원 전달이 맞냐"고 묻자 이 씨도 "작성의 의미는 맞다"며 "날짜가 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메모를 만든 이유에 대해 "누가 봤을 때 현금 내역처럼 보이지 않게 리스트라고 적은 것"이라며 "제가 이 씨여서 Lee list였다. 골프 친 것처럼 보이게 적었다"고 설명했다.

또 돈이 든 쇼핑백도 증언했다. 앞선 증인 신문에서 정 변호사는 김 전 부위원장이 들고 나간 쇼핑백을 설명하며 "이 씨가 '약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씨는 "검찰 조사 받을 때는 기억나지 않았는데 얼마 전 정민용 증인 신문 기사를 보고 기억했다"며 "ㅇㅇ(약 이름)쇼핑백이 맞다. 남 대표가 즐겨 먹는 약"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와 정 변호사, 유 전 본부장을 통해 4차례에 걸쳐 김 전 부위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김 전 부위원장이 대선 경선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남 변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20년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될 당시 유 전 본부장, 정 전 실장과 공모해 남 변호사에게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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