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용, 들어갈 때 빈손…나올 때 쇼핑백"
입력: 2023.03.29 00:00 / 수정: 2023.03.29 00:00

"유동규, 이재명 경선 자금으로 20억 원 요구"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따지는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이) 들어갈 땐 빈손이었고 나올 때는 쇼핑백을 들고 가는 걸 봤다고 증언했다. 남욱 변호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따지는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이) 들어갈 땐 빈손이었고 나올 때는 쇼핑백을 들고 가는 걸 봤다"고 증언했다. 남욱 변호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따지는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이) 들어갈 땐 빈손이었고 나올 때는 쇼핑백을 들고 갔다"고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위원장의 6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이날 공판은 남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남 변호사에게 2021년 유원홀딩스에 간 적이 있는지 물었다. 유원홀딩스는 유 전 본부장 소유의 회사로 검찰은 대장동 수익의 '자금 세탁소'로 보고 있다.

남 변호사는 2월 4일 정오에 유원홀딩스에 방문했다고 말했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이 손님이 온다고 해서 고문실에서 흡연실로 나갔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정민용에게 '누가 오냐'고 물었더니 '김용이 온대. 돈 받으러 오나봐'라고 해서 앉아 있었다"며 "김용이 10분 있다가 나가는 걸 봤다"고 증언했다.

이어 "고문실에서 정민용과 나와 회의실이라고 쓰인 흡연실에 있었는데 (김 전 부위원장이) 나갈 때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걸 봤다"며 "현대백화점 쇼핑백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들어갈 때는 빈손이었고 나올 때는 현대백화점 쇼핑백. 회색 꽃무늬가 있는 쇼핑백이라 기억한다"면서도 "고문실에 쇼핑백이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앞선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도 김 전 부위원장이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골판지 박스가 들어 있는 쇼핑백에 1억 원을 외투에 숨겨서 가져갔다고 증언했다. 정 변호사 역시 "김 전 부위원장이 떠나고 나서 (돈이 든) 쇼핑백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말한 현금의 부피와 금액을 고려했을 때 외투에 숨기거나 쇼핑백에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며 그 과정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주도로 쇼핑백 시연을 하기도 했다.

이날 남 변호사는 2021년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 자금 명목으로 20억 원을 요구했다고도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3월에 경선을 하는데 20억 원을 구해줄 수 있느냐'는 말을 들었고 "20억 원까지는 어렵고 15억 원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위원장을 이 대표의 '조직부장'이라고 소개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김 전 부위원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 같다.

검찰은 남 변호사와 정 변호사, 유 전 본부장을 통해 4차례에 걸쳐 김 전 부위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김 전 부위원장이 대선 경선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남 변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20년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될 당시 유 전 본부장, 정 전 실장과 공모해 남 변호사에게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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