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출석한 경기도 실무 과장 "처음 듣는 이야기"
"남북경색에도 이재명 방북 추진" vs "신세 망칠 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회의에서 스마트팜 사업이 늦어지고 있어 북한을 달래야 한다고 발언한 회의록도 공개됐는데 실무자는 처음 듣는 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경기도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도 꾸준히 방북을 추진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당시 지사직 상실형을 받은 상황에서 방북은 말도 안된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회의에서 스마트팜 사업이 늦어지고 있어 북한을 달래야 한다고 발언한 회의록도 공개됐는데 실무자는 처음 듣는 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2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후임으로 2020년 5월~2021년 10월 근무했다.
검찰은 이재강 전 부지사에게 2019년 경기도가 도지사의 방북을 북한에 꾸준히 요청한 사실을 아느냐고 캐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이 대표가 당선무효형을 받은 상태였는데 방북이 가능하겠냐고 되물었다. 2019년 9월 2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일을 일컫는다. "(방북을 요청했다면) 신세 망치는 일"이라고도 표현했다.
검찰은 "이 대표 신세를 망치려고 방북 요청서를 보낸 것이냐"고 받아쳤고 이재강 전 부지사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남북관계가 잘 풀리지 않으니 경기도라도 시도해본 것 아니겠느냐고 응수했다. 검찰은 2019년 5,9,11월 3차례 경기도가 방북요청서를 보냈다고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북한에 공문을 보낼 때 의례적으로 방북을 요청하느냐고도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제가 알기론 없다"고 대답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앞선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남북 경색 상황에서 지자체장의 방북 요청은 의례적인 것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검찰이 쌍방울이 대납했다고 보는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를 놓고도 공방이 오갔다. 이화영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쌍방울이 사업비를 대납했다면 경기도가 남북 협력사업 예산을 책정하거나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 승인을 받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이재강 전 부지사는 2020년 8월 스마트팜 유리온실 지원비 4억3000만원을 유엔에서 대북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다며 쌍방울 500만 달러 대납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유리온실 지원은 스마트팜 사업의 극히 일부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2018년 10월30일 열린 경기도 제7차 남북교류협력위원회 회의 회의록을 제시했다. 이 회의록에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 대북제재로 (스마트팜 사업)지원이 쉽지 않자 북한에서는 경기도의 적극성을 보여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북한을 달래기 위해 인도적 지원으로라도 스마트팜이 늦어지는 것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기록됐다.
다만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스마트팜 사업 실무자였던 경기도 전 농업정책과장 A씨는 북한이 스마트팜 사업을 재촉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