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3월 채취된 유전자 재분석
코로나19 초기 확산에 너구리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은 해당 연구 결과를 3년간 공개하지 않았다. /더팩트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코로나19의 초기 확산에 중국 우한의 시장에서 거래된 너구리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은 해당 연구 결과를 3년 동안 감췄다가 지난 1월 데이터를 공개했다.
19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세계보건기구(WHO) 신종 병원체 기원 과학자문그룹회의에서 바이러스학자, 유전체학자, 진화생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중국 우한의 화난(華南) 수산시장 내 동물 우리, 수레, 바닥 등 곳곳에서 지난 2020년 1월∼3월 채취된 유전자 데이터를 재분석했다. 중국 화난 수산시장에서는 어물을 비롯해 박쥐, 천산갑, 뱀, 오리, 지네, 너구리, 토끼 등 각종 야생동물이 식용으로 거래됐다.
국제 연구진이 분석한 유전자 샘플은 3년 전 수집돼 중국에서 분석한 것이다. 중국은 올해 1월에야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에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다가 최근 삭제했다. 그러나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되기 전 프랑스의 한 생물학자가 이를 우연히 발견했고, 이를 국제 과학자 그룹과 공유하면서 재분석이 실시됐다.
유전자 데이터 분석 결과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인 유전자 샘플에는 이 시장에서 판매됐던 너구리의 유전자가 상당량 섞여 있었다. 이같은 결과는 너구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숙주였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중국은 그동안 화난 시장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이 아닌 인간에서 유래했다는 결론을 내왔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WHO는 중국이 코로나19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 간 연관성에 대해 더 일찍 공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 데이터는 3년 전 공유될 수 있었고 공유됐어야만 한다"며 "중국이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필요한 조사를 수행하며 그 결과를 공유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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