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용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한 의료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으로 이 보고 제도는 곧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비급여 진료 정보를 정부에 보고하도록 한 의료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으로 이 보고 제도는 곧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의원급 의료기관 운영자들이 의료법 45조의 2와 관련 보건복지부 고시 등에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일반인 2명의 청구는 자기관련성이 없다며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했다.

이 조항과 고시는 의료기관장에게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비급여 진료비용과 제증명수수료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을 보고하도록 하고 위반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공개 대상은 의원급 의료기관까지다.

헌재는 진료 내역을 보고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환자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신상정보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보고된 정보는 입법 목적 용도로만 제한적 이용하고 안전 관리되도록 규정된다. 의료기관장은 연 2회 보고의무를 갖는다. 의원급 병원의 비급여 진료항목은 전문분야에 따라 수가 한정된다. 이같이 의사의 진료활동에 큰 부담을 준다고 보기 어려워 과잉금지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정부에 보고해야 하는 '진료내역' 범위가 모호해 환자의 개인정보와 건강상태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여정보는 물론 비급여 진료 정보까지 보유하게 되면 개인의 모든 정보가 국가권력의 통제 하에 놓일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수집된 정보 처리를 감독할 법적 장치도 미흡하다고 봤다.

헌재는 지난해 5월 한 차례 변론을 진행한 후 10개월 만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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