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에 2차 출석한다. 검찰은 2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질문지를 준비하는 등 이번 조사를 통해 대장동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반면 이 대표는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한다. 수사팀은 이 대표 측에 오전 9시30분 출석을 요청했으나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오전 11시께 검찰에 출석한다고 알린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1차 조사 때 내용을 바탕으로 A4 용지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조사할 내용은 지난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이 대표가 지난 진술서에 제출한 내용 중에 확인이 필요한 부분으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조사에서도 검찰은 이 대표에게 대장동·위례 사업 보고·개입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물어볼 방침이다. 핵심 내용은 '428억원 약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만배 씨가 천화동인 1호에 배당된 700억원 중 428억원을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구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몫으로 배분했고,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1차 조사 때 제출한 서면진술서에서 "천화동인 1호와 관계가 없다.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정 전 실장으로부터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받고 지시 또는 승인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대장동 사건의 배임 혐의, 김용 전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도 집중 추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중앙지검은 최근 백현동 개발사업과 판교 호텔 특혜 사건 등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번 조사는 대장동·위례 사건에 대해서만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장동과 위례 관련해서 조사할 분량도 상당하다. (백현동 등) 다른 사건은 수사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도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이 대표의 답변 태도에 따라 추가 조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가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실질적인 조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정도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전반을 보고받고 승인하고, 결재한 대장동·위례 개발 사업에서 민간 유착에 의한 뇌물 특혜 제공 혐의가 상당 부분 드러났다. 당시 결재 라인에 있던 사람들이 기소된 상황에서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표가 일방적인 서면보다는 성의 있는 답변을 하길 바란다. 실질적인 조사가 되길 바란다"며 "저희로서는 요구한 시간에 이 대표가 출석해서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해준다면 가급적으로 이번 조사에서 모든 사안을 확인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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