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의자 전주환이 지난해 9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동료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 박정제 박사랑 부장판사)는 7일 오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씨의 1심 선고 공판을 열고 전 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15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살인은 우리 사회가 수호하는 최고의 법익인 사람의 생명에 대한 범죄로 결과가 매우 무겁고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라며 "피고인으로부터 장기간 고통받던 피해자는 젊은 나이에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다.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고 피해자의 유족도 소중한 혈육을 잃어 표현하기 힘든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피해자를 보복할 목적으로 직장까지 찾아가 살해해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무참히 짓밟고 우리 사회에 충격과 슬픔을 줬다. 범행의 중대성과 잔혹성에 비춰 죄책이 매우 무겁고 속행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엄중한 형으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다만 전 씨가 범행을 후회하고 있고, 자신의 성격적 문제점을 개선해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검사가 구형한 사형 대신 징역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법원은 인간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적 형벌인 사형을 선고할 때는 범행의 책임 정도와 목적에 비춰 정당화될 수 있는,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사형 선고가 허용돼야 한다고 판시한다"라며 "피고인이 자기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범행에 상응하는 정도는 아니나 본인 행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고 후회한다는 점, 피고인의 나이 만 31세로 수형생활을 통해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성격적 문제점을 개선해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점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해 9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고인을 기리고 있다. /이동률 기자

전 씨는 지난해 9월 14일 오후 9시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피해자의 신고로 기소된 스토킹 범죄 사건에서 중형 선고가 예상되자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사망한 뒤 열린 스토킹 범죄 사건으로는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전 씨 모두 항소해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을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사형 선고의 양형 기준을 엄격히 해석해도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같은 범행을 방지하기 위해 법정형 가운데 가장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3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내려달라고 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시민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유족 측 대리인은 "사건 당일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리자 바로 달려와 피해자분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흉기를 든 피고인을 제압한 시민이 계셨다. 그 용기에 감사함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또 "사건 발생 이후 많은 분이 신당역 여자 화장실을 찾아주셨고 그 마음이 모여 추모 공간이 생겨났다"며 "함께 슬퍼해 주셔서 감사하다. 슬프지만 잊지 않고 항상 기억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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