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자 수백명 집결…보수단체 맞불 '일촉즉발'
입력: 2023.01.28 12:34 / 수정: 2023.01.28 12:34

이재명 출석 서울중앙지검 현장
"잘못한 거 없어" vs "검찰 힘내라"
지지단체-보수단체 갈등 최고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김세정 기자·조소현 인턴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28일 오전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대표 지지자들의 응원 집회와 이에 맞서는 보수단체들의 규탄 집회로 추운 날씨에도 고성이 오갔다.

체감온도 영하 16도의 한파에도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른 오전부터 두꺼운 외투와 모자, 장갑 등으로 중무장하고 반포대로에 자리를 잡았다. '잼잼자원봉사단'이라고 밝힌 이들은 서초역 7번 출구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이재명 힘내라'라는 문구와 이 대표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손팻말, 커피 등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오전 8시30분 무렵부터 지지자들은 파란색 풍선을 손에 쥐고 중앙지검 서문 쪽 3개 차로를 중심으로 결집했다. 이 대표의 출석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참가자 수가 늘어나 5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재명 힘내라"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 민주당을 지키는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전 8시에 도착했다는 정연주(49) 씨는 "이재명 대표가 아닌 나를 위해서 나왔다. 검찰 공화국의 피해는 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기 화성에서 온 50대 김모 씨는 "원래 이재명 대표를 안 좋아 했지만 지금 검찰을 보니 도가 지나친 것 같다. 이렇게 내버려 뒀을 때 나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의 지지자가 조형물을 발로 차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의 지지자가 조형물을 발로 차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반대편에는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이 확성기를 틀고 맞불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이재명을 당장 구속하라" "검찰 힘내라" "이원석 총장 힘내라" "윤석열 정부 응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전 8시25분 무렵에는 이들과 이 대표를 지지자들 사이에 잠시 마찰이 빚어져 경찰이 통제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면서 확성기를 꺼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한 시민은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사고가 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도착할 무렵 양측의 신경전은 더 뜨거워졌다. 이날 오전 10시19분께 중앙지검 앞에 도착한 이 대표는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들은 북과 장구 등을 치며 "힘내라" "잘못한 거 없다" 등을 외치면서 이 대표를 응원했다. 반면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구속하라" "잘 가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의혹으로 처음 검찰에 출석할 때와 달리 혼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박찬대 의원과 정청래·장경태·김남국·진성준·황운하 의원 등이 현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다시 차량에 탑승해 중앙지검 본관까지 이동했다.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헌우 기자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헌우 기자

오전 10시23분께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준비한 A4용지를 꺼내 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이 현장을 기억해달라.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이 법치주의를 이기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현장이다.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이 정적 제거를 위해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최악의 현장"이라며 "이 나라가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돼가고 있다. 권력자와 가까우면 어떤 죄도 면해주고, 권력자에 대항하면 사법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겨울이 아무리 깊고 길다고 한들 봄을 이길 수는 없다. 아무리 권력이 크고 강하다 해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며 "주어진 소명을 피하지 않고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폭압에 맞서 당당히 싸워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배임과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2021년 9월 전담수사팀을 꾸려 대장동 수사에 착수한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조사에는 변호인 한 명이 입회했으며 이 대표 측은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sejungkim@tf.co.kr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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