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지청 조사 18일 만에 중앙지검 출석
"법치주의 파괴 현장…검사의 나라 돼가"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폭압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19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도착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든 이 대표는 다시 차량에 탑승해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
지난 10일 성남FC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을 당시와 달리 이 대표는 이날 10시23분께 홀로 포토라인에 섰다. 파란 넥타이에 검정색 코트 차림의 이 대표는 준비한 A4 용지를 꺼내 들고 입장문을 읽었다.
그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이 현장을 기억해달라.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이 법치주의를 이기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현장이다.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이 정적 제거를 위해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최악의 현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나라가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돼가고 있다. 권력자와 가까우면 어떤 죄도 면해주고, 권력자에 대항하면 사법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서면 진술서를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대표는 "대장동과 위례 사업에 대한 제 입장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 다 담았다. 곧 여러분께도 공개하겠다"며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한지, 객관적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겨울이 아무리 깊고 길다고 한들 봄을 이길 수는 없다. 아무리 권력이 크고 강하다 해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며 "주어진 소명을 피하지 않고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폭압에 맞서 당당히 싸워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동률 기자 |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배임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검찰은 민간업자들이 대장동·위례 개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를 받아 수익을 챙기고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대표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최종 결정권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구조를 초과이익 환수가 아닌 확정이익으로 해 성남시에 손해를 끼치고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줬다고도 본다. 자신의 대장동 수익 절반을 주겠다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제안을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측근을 통해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의심한다.
조사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검찰이 준비한 질문지는 A4용지 약 100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대표에게 사업자 선정 과정, 초과위익 환수 조항이 빠진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조사에는 변호인 한 명이 입회했으며 이 대표 측은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검찰은 수사 내용이 많아 2회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이 대표 측이 하루만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추가 조사나 영장 청구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