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사건 보고 70년간 받아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4차 본회의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설명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범죄사실을 공개하면서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이어지자 법무부는 "장관의 당연한 임무"라고 반박했다.
29일 법무부는 입장문을 내고 "적법한 보고 절차에 따라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장관은 검찰 사무를 관장하고,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되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하고 있다"며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인사·감찰·일반적 수사지휘 및 형사정책 수립 등을 위해 개별 사건에 대한 충실한 보고를 받는 것은 장관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은 구체적 사건 수사지휘 여부와 관계없이 과거 70여 년간 계속해 개별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아왔다"며 "표결의 근거자료로서 범죄혐의와 증거관계를 사실대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라고 언급했다.
앞서 한 장관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장관은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있다.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라고 말하는 노 의원의 목소리,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녹음돼 있다. 현장이 이렇게 생생히 녹음된 사건은 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는데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한 장관은 취임 전부터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설명 자체가 너무 부적절한 것 같다. 장관은 개별사건에 대한 구체적 보고를 듣거나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게 돼 있지 않나"라며 "전 국민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도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한 장관의 저런 제안설명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정도가 아니라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박 의원의 발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현행법 체계와 거리가 먼, 사실과 다른 거짓 주장"이라며 "범죄혐의나 증거관계에 대한 설명 없이 체포동의안 가결 또는 부결을 결정해야 한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은 정당 손익 계산에 따라 국회의원 체포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법에도 상식에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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