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눈에 뵈는 게 없냐’ 尹 전화 받고 모멸감”
입력: 2022.12.16 09:12 / 수정: 2022.12.16 09:28

‘찍어내기 감찰 의혹’ 재수사 16일 검찰 출석
“불기소 사건 끄집어내 보복…판결 못 뒤집어”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2년 전 채널A 사건을 수사할 때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에게 모멸감을 주는 전화를 받았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남용희 기자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2년 전 채널A 사건을 수사할 때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에게 모멸감을 주는 전화를 받았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김세정 기자·송주원 기자] ‘윤석열 감찰·징계 의혹’으로 16일 검찰에 출석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자신에 대한 재수사는 '찍어내기식 보복수사‘라고 반박했다. 특히 2년 전 채널A 사건을 수사할 때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에게 모멸감을 주는 전화를 받았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이성윤 위원은 이날 <더팩트>에 보내온 입장문에서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중이던 2020년 4월 29일 무렵 채널A 사건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검사장)을 수사할 때 윤 당시 총장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전화기 너머 윤 전 총장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다. 그때 저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같은 경험을 내세워 윤 당시 총장에게 격분성 발언을 들었다는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의 증언도 사실일 것이라고도 봤다. 한 전 부장은 지난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윤 당시 총장이 2020년 4월 채널A 사건 감찰 계획을 보고받으면서 ‘보고서 저리 두고 가’, ‘쇼하지 마라’라며 격분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른바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징계 의혹’으로 검찰 재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고검은 지난 6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이 위원과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에 대한 검찰의 고발 각하 결정에 불복해 낸 항고를 받아들여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가 수사하고 있다.

이 위원은 "이제 와서 윤 전 총장 징계 관련으로 저를 소환하고 재수사한다고 한다. 이미 불기소 처분됐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출석 요구 사실을 언론에 흘리기 시작했다"며 "비위 사실들이 판결로 확인되자 찍어내기 보복 수사를 한다고 중대비위행위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법원의 판결이 뒤집어지지도 않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2020년 11~12월 직무배제 명령과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다. 검사징계위원회는 윤 대통령의 의혹 가운데 △주요 사건 재판부 사찰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수사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을 인정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징계 사유 모두 사실과 다르고, 징계 절차 자체가 위법하다며 법원에 징계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당시 정용석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의) 징계사유는 면직 이상의 징계가 가능해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은 하한보다 가볍다.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의 재량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윤 대통령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위원은 "올해 교수들이 선택한 사자성어가 과이불개(過而不改·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음)라고 한다"며 "피징계자로서 이러한 판결이 나왔으면 잘못에 대해 사과나 반성을 했어야 했는데, 보복수사라니 그저 안타깝고 측은할 따름"이라고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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