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진, '김학의 출금' 대검 승인 받아와…'큰일했다' 과시"
입력: 2022.12.02 20:14 / 수정: 2022.12.02 20:14

이용구, '수사외압' 이성윤 재판 마지막 증인으로
"출금 근거없어 어렵다고 말해" 증언과 배치


이용구(사진) 변호사가 2일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조처가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대검찰청 승인을 통해 이뤄졌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법무부 차관 시절 이 변호사가 국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이용구(사진) 변호사가 2일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조처가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대검찰청 승인을 통해 이뤄졌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법무부 차관 시절 이 변호사가 국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는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검찰청 승인을 받아 이뤄졌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용구 변호사(당시 검찰과거사위원회 간사)는 "윤 전 국장이 큰일 했다며 자화자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윤 전 국장은 법무부와 검찰 사이 가교 역할을 했다. 2019년 3월 22일 늦은 밤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가 포착되자 이규원 당시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는 이 변호사에게 출국금지를 위한 대검 승인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이 검사의 요청을 받고) 대검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윤 전 국장밖에 없어서 그에게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검찰총장이 승인했느냐는 질문에는 "총장이 승인한 걸로 알고 있다. (출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에) 총장이 승인한 걸로 아는데 그러면 총장도 수사할 거냐고 반문한 적 있다"라고 기억했다.

이 변호사는 그날 이후 윤 전 국장이 출국금지를 자신의 공인 양 과시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검찰 동료 자녀의 결혼식 때 윤 전 국장이 큰일 했다며 자화자찬했다는 말을 피로연 참석자들에게 전해 들었다"라며 "간부회의 때에도 흥분해서 자기가 다 막았다며 공을 과장해 말하는 걸 직접 들었다. 인천공항에서 (김 전 차관이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긴) 모니터를 들여다본 직원의 공이 제일 크니 포상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국장이 어떤 역할을 했다고 과시했냐는 물음에는 "이용구가 전화해서 (출국을) 막지 못하면 한강 물에 빠진다고 해서 자기가 긴급하게 승인받았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이 검사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서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 그는 "급한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직원들이 몸으로라도 비행기를 막아야 하니 승인을 받아달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검에 연락해서 출국금지하기로 했다고 해서 다시 잠들 수 있었다"라며 "대검에 연락해서 승인받았다고 하길래 총장의 승인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라고 증언했다.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처를 놓고 승인 주체 등에 대한 증언들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구치소에서 출소하고 있는 김 전 차관. /더팩트DB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처를 놓고 승인 주체 등에 대한 증언들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구치소에서 출소하고 있는 김 전 차관. /더팩트DB

이는 윤 전 국장의 증언과 배치된다. 윤 전 국장은 9월 이 검사의 재판에 나와 이 변호사의 부탁에 "대검에서도 (출국을 금지할) 근거가 없어서 어렵다고 이야기한 걸로 기억한다"라고 증언했다. 김학의 전 차관은 검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아니라 대검에서 출국을 금지할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 취지다. 봉욱 당시 대검 차장, 문무일 전 검찰총장에게도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고 했다. 윤 전 국장은 3월 22일에서 23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에게 '(법무부) 장관은 연락되지 않고 출입국 본부와 진상조사단이 잘 협의해 처리했으나 걱정하지 말고 쉬시라'라는 전화를 받고 잘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달 이 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변호사는 윤 전 국장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검에서 출국금지 조처를 승인할 근거가 없다는 증언에는 "차후에 만들어진 말"이라며 통화 당시에 윤 전 국장이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했다. 법무부 선에서 출국금지 조처가 이뤄졌다는 취지의 진술에 대해서도 "제가 윤 전 국장에게 대검 승인을 받아달라고 얘기했고, 이후 윤 전 국장이 대검 승인을 받아서 출국금지 조처하기로 했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그 내용(윤 전 국장의 증언)대로 될 수가 없다"라고 했다.

이날 재판은 결심 공판으로, 이 변호사는 이 재판의 마지막 증인이었다. 증인신문 뒤 검찰은 이 전 고검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고검장에 대한 1심 판결은 다음 해 2월 8일 나온다. 이날 이 검사 등에 대한 선고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라 윤 전 국장의 증언 진위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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