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김만배 측 남욱 상대 증인신문
남욱 '전언'에 어떤 입장 보일지 주목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왼쪽부터)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만배 씨 측이 내달 2일 법정에서 남욱 변호사를 상대로 증인신문에 나선다. 남 변호사가 석방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폭탄 발언을 이어간 뒤 첫번째 만남이다. 대부분 "김만배에게 들었다"는 남욱 변호사 증언의 신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이준철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리는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의혹 사건 공판에서 남 변호사는 증인석에 앉는다. 김씨 측은 남 변호사를 상대로 증인신문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남 변호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이 대표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석방 당일 재판에 출석한 남 변호사는 이 대표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김만배 씨에게서 들어 알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25일 재판에서도 남 변호사는 "2017년 대선 경선,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2021년 대선, 이후 노후자금 정도로 생각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남 변호사의 진술은 지난해 대장동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와는 180도 반대되는 입장이다. 그는 "선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면 겁도 났다.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정신도 없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입장을 선회한 배경을 설명했다. 남 변호사의 바뀐 입장은 검찰 수사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법조계에서는 남 변호사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진술 중 핵심 내용이 "김씨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거나 "생각한 것으로 들었다"는 '전언'이기 때문이다. 또 자신과 관련된 혐의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모순된 입장을 보인다. 남 변호사는 김씨와 친분이 있는 유력 정치인으로 이광재 전 의원, 김태년 의원, 이화영 전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만 언급했지만, 이 역시 "들었다"고 부연했다. 전언은 증거로 채택되기 어렵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22년 11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남 변호사 진술의 신빙성은 김만배 씨의 입에 달렸다. 김씨가 인정한다면 남 변호사의 진술은 설득력을 얻고,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도 급진전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김씨가 '그런 적 없다'라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면 이를 반박할 직접 증거를 내놔야 한다.
다만 법조계 전문가들은 김씨가 남 변호사에 입장에 동의해줄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김씨는 대장동 의혹 초기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자신의 것이라고 밝혀왔다. 정영학 회계사 역시 "이재명 대표 이야기는 들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남 변호사와 김씨가 만나는 다음 달 2일 공판이 주목된다. 상황에 따라선 변호인 대신 김씨가 직접 남 변호사를 신문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