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정진상에 뇌물 주고 대장동 인허가 받으려 했다"
입력: 2022.11.25 14:45 / 수정: 2022.11.25 14:45

'사업 추진 신뢰 떨어진다' 이유로 흐지부지
'이재명 친분 정치인과 상의'도 "직접 확인한 건 아냐"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남욱 변호사가 법정에서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뇌물을 건넬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로 성사되거나 직접 확인한 바는 없다고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 등의 공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뇌물을 줘서라도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환지에 필요한 인허가를 추진하겠다고 생각했느냐'는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 "2011년 7월 최초 인수를 한 이후 인허가받기 위해 모 설계회사에 부탁했을 때 설계회사에서 (성남) 시에 일정 부분 지분, 정확하게는 정 실장을 언급하며 15% 지분을 그쪽에 주고 인허가받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이에 동의했으나 사업 추진 관련 신뢰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 변호사는 이 계획을 직접 확인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설계 회사에서 성남시 측, 정 실장 측과 협의한다고 했지만 제가 직접 보거나 들은 사실은 없다"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의 '전언'은 계속됐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설득하기 위한 용도로 대장동 사업에 참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 씨가) 이재명 시장과 직접적인 친분이 있다는 건 알지 못했고,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어 이들을 통해 이재명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김 씨에게 부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분이 있는 유력 정치인으로는 "이광재 전 민주당 의원, 김태년 민주당 의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들었다"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2011년 말에서 2012년 초 김 씨가 이들 3명을 통해 이재명 시장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했고, 2012년 초부터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원 등이 유 전 본부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 실장 정도는 직접 만나 상의했다고 최 의원에게 들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증언에 대해서도 남 변호사는 "김 씨의 얘기 외에 제가 직접 확인한 사실은 없다"라고 부연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 등에게 뇌물을 건네고 대장동 사업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됐다. 천화동인 4호 회삿돈 38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도 4월 추가 기소됐다.

그는 구속기간 만료로 21일 새벽에 석방돼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석방 이후 그는 검찰 조사 당시 말하지 못한 사실을 법정에서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검찰 조사 당시 말하지 않은 이유로는 "선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면 겁도 났다.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정신도 없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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