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경중·재범 위험성 등 따라 기본권 침해 최소화해야"
아동 성적학대 혐의로 형이 확정된 사람은 공무원으로 임용되지 못하도록 한 법조항은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더팩트 DB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아동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사람은 공무원으로 임용되지 못하도록 한 법조항은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씨가 국가공무원법 33조, 군인사법 10조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A씨는 2019년 아동에게 성적수치심을 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후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사람을 공무원 결격사유로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군인사법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쟁점 조항이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적합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범죄의 경중이나 재범의 위험성 등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직무 종류에 상관없이 일반직공무원·부사관 임용을 영구 제한해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성적학대 행위는 구체적인 내용과 죄질은 매우 다양할 수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일정하지 않아 국민의 공직에 대한 신뢰 등에 미치는 영향도 큰 차이가 있다고 봤다. 헌재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죄의 유형 내용 등으로 범위를 가급적 한정하거나 판결 확정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임용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기본권의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헌법불합치는 당장 법조항을 위헌 결정해 무효가 되면 빚어질 혼선을 막기 위해 법 개정이 될 때까지 유예기간을 두는 판단이다. 헌재는 법 개정 시한을 2024년 5월 31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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