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구형' 정경심 "모성애 앞서 과잉보호…남편에도 미안"(종합)
입력: 2022.11.18 18:01 / 수정: 2022.11.18 18:01

검찰 "교수 기득권으로 교육 신뢰 저하"
"다른 아이들도 같은 줄…불법 몰랐다"
변호인 "장관 안됐으면 이런 수모 없었다"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남용희 기자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정 교수는 이미 다른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됐으며 건강 문제로 형집행정지 상태다.

검찰은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정곤 장용범 부장판사)는 심리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 전 교수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공판에서 "정 전 교수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라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은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과 공정에 가장 큰 책임을 가진 지도층인 교수로서 그 기득권과 특권을 이용해 자녀의 대학원 합격이라는 정의롭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위법하고 부당하다"며 "법이 허용하지 않는 문서 위조 방법을 동원해 핵심 경력을 창출하고 학교에 제출해 교육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평범한 학생의 인생을 좌절에 빠뜨린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은 "형법 집행기관으로서 검찰은 누가 처벌받는지에 관심이 없고 관심을 둬서도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와 부정부패를 저지른 자를 법률에 따라 처벌해 정의를 실현함으로써 범죄로부터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는 책무에만 관심이 있다"며 "검찰로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 가운데 돈과 권력을 이용한 '법꾸라지'가 없는지에만 관심을 두고 법과 원칙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왔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수사 초기부터 불거졌던 정치적 수사 및 기소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국민이 국가에 부여한 권한을 통해 범죄와 부정부패로부터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책무가 이행되고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주시길 청원한다"며 정 전 교수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추후 기일에서 최종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정 씨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사건 당시에는 '입시 스펙' 쌓기가 일반화한 상황이었다"며 "입시에 제출하는 서류 가운데 단 하나의 허위 사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범죄가 성립된다고 누구도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호인은 "'만약 조 전 장관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제자신에 던지게 된다. 정 전 교수와 그 가족 모두 수모를 겪지 않았을 것이고, 바로 이 생각이 사건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입시와 취업에서의 공정도 당연히 중요한 문제지만 이 사건에서 공정은 검사가 정치적 기소를 정당화하기 외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올바른 공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시 상황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무엇을 단죄하고 형사 처벌할 것인지에 대한 입법적 결단이 선행됐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 전 교수는 최후진술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아들에 대한 걱정이 앞서 불법 행위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들의 조지워싱턴대학교 온라인 퀴즈 시험 문제를 조 전 장관과 함께 풀어준 혐의에 대해 "아들을 대학에 보내며 학교폭력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확신이 없었다. 교육자의 객관성보다 엄마로서 무조건적인 모성애가 앞서 과잉보호를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아이들 모두 그렇게 한다는 말을 믿고 도와줬는데 경솔했다. 이 자리를 빌려 남편에게도 미안하다고 다시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정 전 교수는 "교육자로서 제게 실망하셨을 국민께 죄송하다. 자식에 대한 맹목적 애착으로 전후좌우를 살피지 못한 점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온라인 퀴즈 성격에 대한 단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뿐 교육 목적을 방해하려 한 건 아니다. 저도 30여 년을 강단에 서왔는데 어찌 불법임을 알고 남편과 아들을 가담하게 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 달 반은 재활과 통증의 싸움이었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많이 왔다고 스스로 위로한다"며 "진정 낮은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지난 수형 생활의 교훈을 뼛속 깊이 새겼다. 시원찮은 건강으로 재판에 방해된 저를 배려해준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날 구형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조 전 장관의 최후진술 절차도 진행됐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의 논리를 수긍할 수 없지만 책임져야 할 점은 겸허히 인정해왔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제가 장관으로 지명된 뒤 저희 집안은 멸문지화를 당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첩첩이 씌워진 편견 뒤에 있는 제 소명에 귀 기울여주시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정 전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 받았다.

이밖에 아들 조모 군 관련 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도 배우자 조 전 장관과 함께 재판에 넘겨져 1심 재판을 받아 왔다.

조 전 장관은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달 18일 조 전 장관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마지막 심리를 한 뒤 재판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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