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준항고 기각…"중대한 위법 행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수사관들이 지난해 9월 13일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압수수색을 위해서 들어가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대법원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8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준항고를 기각하고 압수수색을 취소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은 "영장집행 과정에서 피수색자 전부에게 영장이 제시되지 않았고 준항고인에게 영장 집행의 일시를 사전에 통지하지 않는 등 준항고인의 참여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영장집행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라고 밝혔다.
또 대법은 "영장의 압수·수색할 장소 및 압수할 물건의 기재, 의원회관 사무실의 구조 및 준항고인과 보좌관의 관계 등에 비춰 보좌관이 점유하고 있던 PC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수색한 것은 '준항고인이 관리 중인 PC'에 대한 수색으로 적법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해 원심 중 이 부분 판단은 잘못됐다"면서도 "이 사건 영장집행과정에서 있었던 나머지 위법한 행위는 압수수색 절차 전체를 취소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중대해 원심 결론을 수긍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9월 10일 김 의원의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려 했지만 김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로 영장 집행을 중단한 바 있다. 공수처는 사흘 뒤 압수수색을 재집행해 완료했다.
김 의원은 압수수색 당시 참여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공수처가 보좌관 1명 외에 다른 의원실 직원들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채 보관하는 서류를 수색하고 김 의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며 준항고를 인용했다.
이에 공수처는 재항고했으나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게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받은 의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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