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빙기는 수입식품 신고대상 아니다"
입력: 2022.10.23 09:00 / 수정: 2022.10.23 09:00

수입식품법상 '식품 제조에 사용하는 기계류'

제빙기는 수입식품법상 수입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제빙기는 수입식품법상 수입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제빙기는 수입식품법상 수입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신고가 필요없는 '식품의 제조·가공 등에 사용하는 기계류와 그 부속품'에 해당한다는 판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수입·판매업자 A 씨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 씨는 2013~2020년 제빙기 8700여 대를 모두 78회에 걸쳐 수입했다. 인천세관장은 2020년 10월 A 씨가 수입식품법상 수입신고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회수 및 폐기 명령을 내렸다. 같은 해 11월에는 창고에 보관된 제빙기 616대를 압류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이듬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식품위생법상 식품 위생상 위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회수 및 폐기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이 사건 제빙기에는 이 같은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처분 가운데 회수 및 폐기 명령을 취소했다.

A 씨는 행정심판에서도 유지된 압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제빙기는 수입식품법상 수입신고가 면제되는 기계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수입식품법 시행규칙은 '식품 등의 제조·가공·조리·저장·운반 등에 사용하는 기계류와 그 부속품'을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수입식품으로 규정한다.

반면 서울지방식약청 측은 해당 규정에서 말하는 기계류는 대용량 식품 등을 제조·가공할 목적으로 시설에 부착·설치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맞섰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서도 '아이스 큐버'에 대한 수입식품 신고에 관한 요건 및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점도 처분 근거로 들었다. 이밖에 "제빙기 수입 시 수입신고 절차를 적법하게 이행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식품위생 또는 국민건강에 대한 위해 발생 우려가 상당하다. 식품용 기구 중에서도 금속제 전자제품의 경우 니켈 기준치를 초과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처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었다. 제빙기는 동력을 써서 얼음을 제조·가공하는 기계로, 수입식품법상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식품의 제조·가공 등에 사용하는 기계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식약청은 산업부가 '아이스 큐버'를 수입할 때마다 신고해야 한다는 수입 요령을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아이스 큐버의 수입 신고는 2020년 12월 통합공고가 개정되면서 추가됐는데, 일부 식품용 기구는 수입식품법에 따른 수입신고가 필요함에도 수입 요령에서 이를 누락하고 있어 추가한다는 취지"라며 "행정기관 스스로 수입신고 의무의 부여를 누락해 발생한 결과를 원고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식품 위생상 안전 확보를 위해 수입 신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수긍했다. 재판부는 "수입식품법 시행규칙상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수입식품인 '식품 등의 제조·가공·조리·저장·운반 등에 사용하는 기계류와 그 부속품'에서 기계류와 그 부속품의 범위를 축소·제한할 필요성이 있기는 하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지방식약청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ilrao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