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국감] '압색 저지' 민주당 혼내달라는 여당…법원장들 묵묵부답
입력: 2022.10.21 14:35 / 수정: 2022.10.21 14:35

보이콧 파행 여파 여전…김도읍 "답 안하는 건 난센스"

검찰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항의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검찰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항의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국정감사를 '보이콧'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법원장들에게 위법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법원장들은 답변할 사항이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고,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은 "답을 하지 않는 건 난센스"라며 답을 촉구했다.

국회 법사위는 21일 서울고등법원 등 16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앞서 민주당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하고 민주당사 압수수색에 나서자 이에 반발해 국감에 불참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민주당 소속 위원 없이 '반쪽 국감'을 강행하자 이날 국감에는 복귀했다.

하지만 회의 시작부터 전날(20일) 민주당의 보이콧에 따른 대검찰청 국감 파행의 여파가 감돌았다. 김 위원장은 "합의에 따라 본회의에서 의결된 의사일정이었던 대검 국감에 참석하지 않은 민주당에 심히 유감"이라며 "검찰총장 앞에서 정치 보복 사유를 따지면 될 것을 왜 국감을 피해 용산으로 갔는가"라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민주당 의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국감 현장에 들어올 게 아니라 (전날) 국감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참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민생 문제를 다 덮으려고 기획된 정치 참사를 일으키는 게 집권 여당과 정치 검찰, 윤석열 대통령이 할 일인가"라며 "이래서 지지율이 오르겠는가. 민생 좀 돌봐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 역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여당은 왜 국정 지지도가 바닥을 치는지 모르는가"라며 "이제 민생으로 돌아오라. 여야가 민생을 살피는 데 모범이 돼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회의가 본격화한 뒤에는 법원장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여당 의원들이 민주당의 압수수색 저지 행위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볼 수 있냐는 질문을 거듭 던진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한 야당 의원이 김 부원장의 압수수색을 막은 게 아니라 (당사 앞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며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다중의 위력을 행사하고 가만히 서 있는 행위를 공무집행방해가 아닌 단순히 서 있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성지용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영장 집행 과정에서 생긴 일에 대해서는 제가 공식적으로 답변을 드릴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장 의원은 김광태 서울고등법원장에게도 "대한민국에 법이 들어가지 못하는 성역이 있나. 범죄가 있는 곳임에도 압수수색과 수사가 불가한 곳이 대한민국에 존재하느냐"라고 물었다. 김 법원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정당 측근이 압수수색당했다는 이유로 국감을 보이콧하는 건 대단히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감 기간 동안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을 야당 탄압 및 정치보복이라 주장하는 건 사법부 모독이 아니냐"라고 성 법원장에게 물었다. 성 법원장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법원장님, 법과 원칙에 따라 말씀해달라. (민주당의 행위는) 공무집행 방해가 맞느냐. 압수수색 방해한 당사자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동의하시는가"라고 거듭 답변을 촉구했다. 성 법원장은 "제가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조 의원은 이날 김 부원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점을 들어 "이날 영장 심사에서는 (민주당의 검찰 압수수색 저지가)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느냐"라고 물었다. 성 법원장은 "(영장전담 판사가) 적절히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법원장들이 질문에 즉답을 피하자 "범죄 수사 성역 관련한 질문에 우리 법원장님들이 답을 안 하시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하실 답변은 하셔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법관들이 (범죄 수사에) 성역이 있냐는 질문에 답을 안 하는 건 난센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더불어민주당의 보이콧으로 열리지 못한 가운데 김도읍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더불어민주당의 보이콧으로 열리지 못한 가운데 김도읍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기한 만료 석방도 도마에 올랐다. 성 법원장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대장동 사건과 위례 신도시 사건은 완전히 별개 내용이라 사건을 병합해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별건 구속 논란이 생길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담당 재판부가) 이런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실무적으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 엄격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됐다. 그는 최근 위례신도시 사업 특혜 비리 의혹 관련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최근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위례신도시 사건의 병합을 요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아 유 전 본부장이 구속 만기로 석방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성 법원장은 이에 대해 "대장동 사건과 위례 신도시 사건은 피고인 일부가 겹치기도 하지만 시기도 다르고 적용되는 법조도 다르다. 대장동은 횡령·배임, 위례신도시는 부패방지법으로 기소된 것으로 안다"며 "재판부가 병합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구속기간이) 만료돼 석방되는 건 너무나 당연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ilrao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