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당시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던 고 장준하 선생의 유족에게 국가가 약 7억 8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재차 판결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박정희 정권 당시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던 고 장준하 선생의 유족에게 국가가 약 7억 8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재차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21부(홍승면 부장판사)는 13일 장 선생의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장 선생은 유신헌법 개헌을 주장하며 개헌 청원 100만 인 서명운동을 벌였다가 1974년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영장 없이 체포·구금됐다. 징역 15년을 확정받고 복역하던 장 선생은 같은 해 12월 협심증에 따른 병보석으로 석방됐지만 이듬해 8월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법원은 2010년 긴급조치 1호가 위헌·무효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2013년 장 선생 사건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해 헌법재판소도 긴급조치 1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장 선생 유족의 민사 소송을 맡은 1심 재판부는 2020년 5월 국가의 긴급조치 1호 발령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위법 행위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통령은 긴급조치 1호 발령이 유신헌법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음을 알았음에도 유신 체제에 대한 국민의 저항을 탄압하기 위해 발령했다"라고 지적했다.
ilrao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