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잘못하면 모든 게 제 잘못" 반성문 자충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가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병찬(가운데)이 지난해 11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경찰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병찬이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1심 징역 35년보다 무거운 형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 조광국 이지영 부장판사)는 23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15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명령한 1심 결정도 유지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접근 금지 신청에 격분해 보복할 목적으로 살해했다"라며 우발적 살인이었다는 김 씨의 주장을 1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량 가중은 김 씨의 반성문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심에서 제출한 반성문에 '백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모든 게 제 잘못으로 치부되는 게 안타깝다'라는 내용이 있다. 항소심에서도 보복 목적이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는 점에 비춰 피고인이 진심으로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점까지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더라도 원심 형량이 다소 가볍다"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씨에게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지속해서 스토킹한 혐의, 2020년 하반기부터 범행 직전까지 피해자의 집에 무단 침입하고 피해자를 감금한 혐의 등도 적용했다.
지난 6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복 범죄는 피해자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고 실체적 진실 발견 및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범죄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라며 김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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