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 복지장관 후보에 조규홍…‘모피아' 논란 부담
입력: 2022.09.15 05:00 / 수정: 2022.09.15 05:00

김승희 사퇴 후 65일 만에 지명…“의료민영화 우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정부의 ‘기획재정부 출신’ 공직자 선호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사진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뉴시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정부의 ‘기획재정부 출신’ 공직자 선호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사진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뉴시스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모피아'(재정금융 관료+마피아) 논란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오는 27일로 잠정합의했다.

조 후보자 지명은 지난 7월 4일 김승희 후보자가 사퇴한지 65일 만이다. 앞서 정호영, 김 후보자가 연달아 낙마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감염병 전문가와 여당 정치인들이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조 후보자를 선택했다. 유력 인물들이 청문회 부담으로 고사했다고는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등 기획재정부 출신의 고위공직자 비중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모피아' 출신 조 후보자가 보건복지 행정 본연의 분야에 집중하기 보다는 경제 논리에 따라 복지 예산 긴축과 의료 규제완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시민의 노후소득보장과 존엄한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금개혁과 같은 중차대한 과제를 책임지고 수행하게 될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리에 경제관료 출신 인물이 앉게 된다면 경제논리에만 휘둘릴 것이 자명하다"면서 "존엄한 삶 보장이라는 국가 과제가 예산과 재정의 논리로 전도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정부의 ‘기획재정부 출신’ 공직자 선호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제1차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정부의 ‘기획재정부 출신’ 공직자 선호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제1차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조 후보자는 얼마 되지 않는 복지부 차관 경력 중 '보건복지 규제혁신 TF' 팀장을 맡아 의료민영화 발표를 주도하는 데 집중했다"면서 "기업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며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건강관리 민영화, 개인의료정보 민영화, 의료기기·의약품 규제완화, 원격의료와 약배송, 병원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가 임명된다면 윤석열 정부 의료민영화 폭주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최근 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위한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재정추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연금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조 후보자가 임명되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재정 효율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밖에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은 세종시 아파트에 실거주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2012년 분양받은 세종시의 특별공급 아파트를 전세로 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인사청문준비단은 "실거주 목적으로 특별 분양받아 현재는 임대 중으로 후보자는 1가구 1주택 보유 상태"라고 해명했다.

또 조 후보자는 최근 2년간 연말정산에서 사망한 장인을 부양가족을 등록해 인적공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배우자가 착오로 연말정산 시 돌아가신 장인을 부양가족으로 잘못 등재해 공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말정산 신고 주체는 후보자의 배우자였으나 함께 살피지 못한 것은 후보자의 불찰이며 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공직자 검증 단골 소재인 자녀 위장전입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06년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처가로 전입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가와 조 후보자의 거주지는 1km 거리 정도로 가깝지만 배정되는 중학교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 측은 "입시에 유리한 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우 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vividoc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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