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형제의 인허가 비리를 고발한 건설업자가 자신의 고발건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절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형제의 인허가 비리를 고발한 건설업자가 검찰이 김 전 시장에게 내린 무혐의 처분을 절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 고발에 경찰이 개입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장용범·마성영·김정곤 부장판사)는 심리로 열린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판에는 '30억 계약' 의혹 당사자인 건설업자 김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씨는 김 의원의 형제가 '김 의원이 울산시장에 당선되면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라며 30억 원 규모의 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나 당선 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2016년 하반기 민형사상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고 검찰에 출석하기도 했지만, 담당 검사가 '국정농단' 사태에 투입되면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듬해 7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당시 야당 인사였던 김 의원의 지방 선거 당선을 막기 위해 수사팀을 교체하고 김 씨에게 고발을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김 의원의 경쟁 후보는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었다. 이를 진두지휘한 건 문재인 정부라는 것이 공소사실의 전제다.

2월에도 증인으로 나왔던 김 씨는 경찰이 고발장을 쓰도록 종용했냐는 검찰의 물음에 "종용은 아니고 애초 30억 원 약정서 관련 고소장이 없었고, 경찰에서 의논한 결과 변호사법 위반으로 보인다고 얘기해줬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이날 김 씨는 김 의원을 피고발인으로 포함한 건 김 의원이 30억 계약건에 개입했기 때문이지, 경찰이 종용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울산청 관계자가 증인에게 김 의원을 피고발인 명단에 포함하라고 한 적 있냐'는 황 의원 측 변호인의 물음에 "(경찰이) 포함시키라 한 게 아니다. 약정서가 김 의원과 의논해 만들어진 거라 김 의원을 포함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개입해 당연히 피고발인 명단에 있어야 한다는 취지냐'라는 이어진 물음에 "네. 김 의원이 개입했으니"라고 재차 답했다.

김 씨는 자신의 고발건이 검찰에 송치된 무렵 오히려 자신을 피고소인으로 한 고소장이 접수되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김 씨는 자신에 대한 고소건으로 구속됐는데, 30억 계약건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절대 납득되지 않는다"라며 억울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두 번의 영장 청구 끝에 구속됐다며 "제가 1차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을 때 담당 검사가 제 구속 사유를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고 말하더라. 제가 재판장(영장 판사)에게 왜 수사권 조정이 영장 청구 사유냐고 그랬고 1차에서는 영장이 기각됐다"라고 기억했다.

황 의원 등은 울산지방경찰청장 시절 송 전 시장의 경쟁 후보였던 김 의원에 대한 수사를 청탁받은 혐의로 지난해 1월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이 김 의원에 대한 비위를 청와대에 제보해 경찰에 첩보 문건이 이첩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다음 재판은 9월 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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