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결정에 '이렇다 저렇다' 하면 안돼"
'대장동 개발 뇌물 혐의'로 구속된 후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곽상도 전 의원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성문 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표가 곽상도 전 국회의원 아들의 성과급 50억 원 지급에 이의를 제기한 임직원은 없었다며 "회사 결정에 직원들이 '이렇다, 저렇다'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7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 기일에 이어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모 씨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 건강상 이유로 퇴직했고, 성과급과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증인신문에서 곽 씨에게 50억 원을 주기로 한 회사 결정에 반대하거나 불만을 제기한 임직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이 제시한 관계자 진술 조서에 따르면, 이 같은 회사 결정에 직원들은 '잘됐다', '업무성과를 판단해 지급했다면 문제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저도 건강검진을 받아봐야겠다'며 개의치 않아한 정황도 엿보인다고 변호인은 밝혔다.
곽 씨의 성과급 액수에 불만을 제기한 사람이 왜 없었다고 생각하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이 전 대표는 "개인 속마음은 모르지만 회사에서 정책적으로 결정한 내용에 대해 직원들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건 아니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 본인의 생각은 어떠했는지 묻자 "저는 회장님(김 씨)이 결정하면 범죄 행위가 아니면 제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곽 씨의 입사부터 퇴사까지 화천대유 업무와 관련된 일을 곽 전 의원에게 알려주거나, 함께 논의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성남의뜰 컨소시엄 구성에 곽 전 의원이 도움을 줬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곽 전 의원이 실제로 그런 역할을 했다면 김 씨가 '야, 상도형이 이렇게 도와줬어' 이런 얘기를 저한테 했을 텐데, 저는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 제 기억으로는 그런 이야기를 전혀 들은 적 없다"라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곽 씨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대 총선 무렵인 2016년 3∼4월경 남 변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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