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병원 간호사 13명 집단감염…자율방역 '구멍'
입력: 2022.08.05 13:28 / 수정: 2022.08.05 13:28

현행 의료인 감염, 기관 자율에 맡겨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운영하는 시립공공병원에서 간호사 13명이 집단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사진은 서울보라매병원 입구./뉴시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운영하는 시립공공병원에서 간호사 13명이 집단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사진은 서울보라매병원 입구./뉴시스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운영하는 시립공공병원에서 간호사 13명이 집단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신규 확진자가 나흘째 10만 명을 넘기며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우려하던 의료진 집단 감염 상황이 발생하며 정부의 ‘자율방역’ 대책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말이 나온다.

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에 따르면 서울시 동작구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같은 층에 있는 2개 병동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13명의 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조치됐다. 해당 2개 병동의 간호사는 총 36명으로 이 중 1/3이 넘는 의료 인력이 감염된 것이다.

이 2개 병동은 보호자가 없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으로 중증도가 높은 병동이다. 이에 병동 내 간호사 확진이 계속되면서 지난 1일 노조 측은 2명의 추가 인력을 요구했지만 병원은 타병동 간호사 1명만 투입했다.

또한 병원은 간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남은 인력에 체력 소모가 큰 밤 근무를 임시로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정 서울대병원분회 부분회장은 "3교대 근무 중 밤 근무가 굉장히 힘든 상황으로 기존 최대 2일 연속 밤 근무를 하고 있었으나 (병원 측은) 규정이나 단체협약에 그런 조항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부분회장은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이 3일 연속 밤 근무를 하면서 인력 부족을 막고 다른 병동에서 급하게 데려오는 상황"이라면서 "(병원은) 간호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상향 배치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보라매병원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어서 현재로선 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의료진 집단감염에 대한 문제는 앞서 코로나19 유행 단계에서도 있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 대응을 병원 측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자율 방역’을 이유로 병원에 자체적 대응에 맡기는 상황에서 병원 측의 미진한 대응은 현장 의료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의료진에 대한 감염 대책을 자율에만 맡기는 건 의료기관 내 ‘숨은 확진자’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정부의 특별한 방역 지침이나 상병수당 등이 줄어든 상황에서 특정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검사를 기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확진자가 과소추계 되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방역전략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vividoc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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