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두 달…논란은 현재진행형
입력: 2022.07.31 00:00 / 수정: 2022.07.31 00:00

법적 근거·투명성 등 지적…한동훈 "계속 반대하는 이유 궁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직속 인사정보관리단이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투명한 고위공직자 검증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출범했지만 여전히 도마에 오른다. 법무부에 인사검증을 맡긴 근원적 문제부터 투명성과 검찰 출신에 편중된 의사결정 과정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능을 법무부로 이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지난달 7일 출범했다. 관리단은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이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면 1차 검증을 수행한다. 사회·경제 분야 등으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 검증하고 이후 대통령실 공직기강 비서관이 넘겨받아 최종 점검한다. 3단계 검증을 거친 이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법무부는 출범 당시 논란이 계속되자 "음지에 있던 인사검증 업무를 양지로 끌어내 투명성을 높이고, 감시가 가능한 통상의 시스템 안에 두는 것"이라며 검증 업무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민정수석실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부처가 담당한다고는 하지만 업무절차나 내규 모두 공개되지 않아 투명성에 논란이 따른다.

지난 28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쟁점이 됐다. 한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출석한 법사위 회의다. 야당은 법무부에 인사검증 권한을 위임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직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정수석을 없애고 헌법적 근거를 벗어나서 검증 권한을 주는 것은 대통령 책임의 방패막이가 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인사검증 권한을 법무부에 준 것은 법치주의 위반이고 검증과 사찰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김승원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 인사혁신처, 대통령비서실 권한에 속한 인사검증 업무가 법무부 장관에 위탁될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조직법상 법무부에 인사검증 권한이 없는데 굳이 왜 법무부 장관에게 위탁하는지 명분이 없다는 취지다. 김남국 의원도 "법무부의 직무가 아닌데도 인사업무를 위탁할 수 있게 해석하면 헌법에서 명한 법정주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한 장관은 "대단한 권한이 아니다. 저희(법무부)에게 짐이 아니겠나. (관리단의) 업무 범위는 일차적 업무로 객관적으로 하고 의견도 달지 않는데 출범 두 달이 되도록 반대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오히려 궁금하다"고 물었다. 다만 구체적인 업무과정은 설명하지 않았다. 한 장관은 "그동안 (인사검증 업무를) 해온 관례가 있다. 의뢰받는 것을 한다"고 말했다.

관리단은 출범 후 송옥렬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후보자는 관리단 출범 한 달째에 접어든 지난 4일 임명됐다. 법무부와 한 장관은 개별적인 검증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달리 송 전 후보자는 검증을 거쳤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송 전 후보자는 지난 2014년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전력이 드러났다. 송 전 후보자는 만취 상태에서 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성희롱성 발언을 했던 것이 알려지면서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법조계에서는 검사 출신들이 인사검증 업무 역시 법적인 관점에 치우쳐 임하기 때문에 일반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자 적격 여부를 판단할 때 윤리적 관념보다는 형사적 문제가 되는지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현재 인사검증 시스템은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부터 인사정보관리단,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윤 대통령 등 사실상 검증 시작부터 끝까지 검찰 출신 인사들이 관여하고 있다. 한 장관은 법사위에서 "법무부는 법적 해석에 있어 큰 국가적 자산을 갖고 있어 (인사검증 기능을)감당할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역설적으로 법적 문제를 넘어선 종합적 능력은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법조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하는 공직자 검증이라면 형사처벌이 문제 됐는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공직자 윤리를 갖췄는지 여부부터 판단해야 한다. 지금 논란이 된 인사의 지명 과정을 보면 제대로 검증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검증에 대한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법이라는 너무 작은 부분에 매몰된 것인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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