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유 기간에 자숙없이 공권력 경시"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래퍼 장용준(활동명 노엘, 사진)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래퍼 장용준(활동명 노엘)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윤창호법'(반복된 음주운전 범죄를 가중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조항) 위헌 결정은 형량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차은경·양지정·전연숙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공무집행방해, 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 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도로교통법 위반과 음주운전 혐의로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은 채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하고 폭행하기까지 했다"며 "음주측정 거부는 음주운전 처벌 여부와 양형 심리의 핵심인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을 거부하는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크고, 거부 과정에서 보인 공권력 경시 태도를 보면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원심에서 피해 경찰관에게 금원을 공탁한 점, 알코올 의존증 극복을 위해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경찰관에 대한 상해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머리로 자신의 뒷머리를 두 번 들이받아 폭행했고, 머리가 띵하고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 피고인의 폭행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피해자는 약물 처방 등 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업무에 바로 복귀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았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장 씨는 지난해 9월 18일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 사거리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다른 차와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장 씨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나 장 씨는 이에 불응하며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았다. 현행범 체포된 장 씨는 같은 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장 씨는 2019년 9월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심사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재판 과정에서는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4월 "피고인은 음주운전 등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고서도 유예 기간 중 자중하지 않고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등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죄책이 무거워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경찰관을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에는 "증거에 의하면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정도로 보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장 씨 측은 항소심 재판에 이르러 1심에서 고의성을 다퉜던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을 수긍하고 더 이상 다투지 않기로 했다.
또 장 씨는 항소심에서는 윤창호법이 아닌 일반 도로교통법을 적용받게 됐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윤창호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지난 7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집행유예 기간에 동종 범죄를 또 저질렀다는 점에서 범행 정황이 불량하다"라며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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