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 남겨
사표가 수리된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검찰 구성원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뉴시스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사표가 수리된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검찰 구성원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떠나면서 "잠시 역 방향으로 가는 때가 있더라도 결국 시대적 요청에 따라 열매 맺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한동수 부장은 1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법무부 검찰국에 사의를 표한지 2주 만에 의원면직이 수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부장은 "생각해보니 대검 감찰부장(검사) 외에도 오래 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직무대리(사법연수생) 군검찰관(육군 대위)으로 검찰 업무를 담당했다"며 "특별한 시기에 외부공모의 대검 감찰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검찰조직의 여러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 부장은 △대검 훈령, 예규의 제 개정 절차와 요건을 규율하는 일반 규정의 제정 △검찰 규정과 기록, 행정 정보에 대한 공개범위의 확대 △각종 위원회와 협의체 인적구성의 다양성 확보 △검찰 수사 및 재판절차에서 대립 당사자 구조의 지양 및 객관의무의 강조 △현대사회에서 형벌권 행사에서 당벌성과 보충성의 원칙 등을 못 다한 과제로 꼽았다.
한 부장은 "잠시 역 방향으로 가는 때가 있더라도 결국 헌법에 천명된 민주주의 원리와 시대적 요청에 따라 좋은 열매를 맺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권교체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한 검찰개혁 정책 등이 역풍을 맞는 상황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소통하면 심신이 건강해진다고 한다. 얼굴에 다 드러난다. 반면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긴장하면 모든 것이 경직된다고 한다"며 "부족한 저는 여기서 멈추지만 모든 국민 앞에 겸손하고 투명하며 정직한 검찰공무원을 위해 늘 기도드리겠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한동수 부장은 2019년 10월 외부 공모로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임용됐다. 2년 9개월 재임 동안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감찰,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모해위증교사 의혹, 한동훈 당시 검사장 독직폭행 사건의 정진웅 검사 직무배제 등을 놓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다. 윤 당시 총장의 검사징계위원회에 법무부 측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재임용돼 임기가 내년 10월까지지만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도 사퇴하게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직전 임명돼 '조국이 임명한'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조 전 장관은 한 부장과 일면식도 없고 심사 과정에 전혀 간여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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