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년 구형' 이용구 "부끄럽고 죄송"…담당 경찰관은 눈물
입력: 2022.07.06 18:04 / 수정: 2022.07.06 18:04

변호인, 피해자 신빙성 의심…"본인 처벌 두려워 영상 삭제"

이용구(가운데) 전 법무부 차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택시기사 폭행 혐의와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용구(가운데) 전 법무부 차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택시기사 폭행' 혐의와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택시기사 폭행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과 사건 담당 경찰관 A 씨에게 검찰이 징역 1년과 1년 6개월의 실형을 각각 구형했다. 이 전 차관은 "부끄럽고 죄송하다"라고 사죄했고, A 씨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부장판사)는 6일 오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운전자 폭행)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차관의 결심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에 대해 "피고인은 객관적 진실을 추구해야 할 변호사임에도 본인의 허물을 벗기 위해 범행에 이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 A 씨에 대해서도 "경찰수사관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범행에 이르러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는 이 전 차관을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폭행이 아닌 단순폭행죄로 내사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피해자인 택시기사 B 씨 진술에 대해 신빙성을 지적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이 B 씨에게 폭행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B 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폭행 영상 가운데 이 전 차관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낸 사본 파일을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삭제했다.

이를 놓고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B 씨는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폭행 영상을 녹화하지 않았다고 허위 진술을 하고 엉뚱한 메모리 카드를 제출하는 등 위계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다. B 씨로서는 이 같은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영상을 삭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삭제된 영상은 원본이 아닌 피고인에게 전송한 사본으로 무한한 복제가 가능한 파일인데, 여러 사본 가운데 한 파일을 삭제함으로써 형사사법작용이 방해받았다고 쉽게 단정할 수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공소사실을 인정한 운전자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과한 음주와 운전자 폭행 등 부적절하게 처신한 점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초범이고 장기간 공직사회에서 헌신한 점을 고려해 최대한 선처해달라"라고 강조했다.

전직 경찰관 A 씨 측 변호인도 "피고인의 범행은 B 씨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믿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B 씨는 이미 폭행 상황이 종료됐음에도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다'며 112 신고를 하고, 다른 사건으로 합의한 경험이 있음에도 '합의가 뭔지 모르겠다'라고 (수사기관에서) 말하는 등 조사받으면서 수도 없이 거짓말을 했다"며 "자신이 동영상을 삭제한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전 차관 등을 기소하려는) 수사기관에 부응하는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수사기관에 엉뚱한 메모리칩을 제출하는 등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A 씨가 이 전 차관 사건을 단순폭행죄로 내사 종결한 경위에 대해서는 "A 씨는 이 사건 3개월 전 상급자로부터 운행 중 일시 정지한 상태에서 이뤄진 폭행은 운전자폭행이 아니라 단순폭행이라는 취지의 교육을 받았다"며 "이 상급자는 사법고시를 합격해 형사과장을 역임한 사법경찰관으로, 피고인으로서는 상급자의 교육에 귀속될 수밖에 없었다. 3개월 뒤 바쁜 상황에서 비슷한 사건이 오니 똑같이 처리(단순폭행죄로 내사종결)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전 차관은 최후진술에서 "제 불찰로 시작된 일이라 참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A 씨 역시 제 불찰로 고통을 받고 있어 특히 미안하다. 잘 살펴봐주시라"라고 말했다.

A 씨는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흘리며 "공직자로서 어떠한 부정한 청탁과 외압을 받지 않았고 개인적으로도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사건을 처리하지 않았다. 몇 달 전 유사한 사건을 처리한 경험을 토대로 처리한 것에 불과하다"며 "제가 어떤 동기라도 있으면 억울하지 않을텐데 저는 (범행 동기가) 진짜 없다. 선처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 전 차관 등의 1심 선고기일을 다음 달 25일 오후 2시로 잡았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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