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월북자로 규정하고 유족 두 번 죽여"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이 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윤웅 기자 |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이 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숨진 이씨의 부인 권영미 씨, 형 이래준 씨,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고발인 조사에 앞서 브리핑을 열고 "수사 과정이나 증언, 수많은 정보 분석 등에 의하면 잘못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모든 과정을 검찰에서 성실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래준씨는 "약 3년 동안 상당히 힘들었고 고통스러웠지만 조카들과 저희 가족, 더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좀 더 보탬이 되고자 했다"며 "처음으로 고발인 조사를 하는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을 은폐하고, 조작하고, 숨기고, 감추고, 협박하고, 그 과정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차근차근왔다"며 "사건이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부인 권씨는 "윤건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남편을 월북자로 규정하기에 여념이 없다"며 "다시 절망으로 내몰고, 유족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월북자라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남겨진 가족까지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잔인한 죄명"이라며 "당사자가 월북 의사를 직접 밝힌 육성이 없는 한 누구도 가볍게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2차, 3차 가해가 이어진다면 더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며 "감사원의 올바른 감사, 검찰의 수사로 진실이 밝혀질 것인 만큼 가해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최창민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부터 이씨의 유족 등을 불러 1차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족 측은 지난 2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을 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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