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자원' 어디에…'미운오리 검사' 법무연수원에 집합
입력: 2022.06.23 05:00 / 수정: 2022.06.23 05:00

증원한 5명, 지난 정부 요직 검사들로 채워

예상대로 좌천성 인사였다. 신성식 광주고검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시켰다. 사진은 2020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는 신성식 차장검사./더팩트 DB
예상대로 좌천성 인사였다. 신성식 광주고검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시켰다. 사진은 2020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는 신성식 차장검사./더팩트 DB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22일 단행된 검찰 대검검사급 인사는 윤석열 정부 첫 정기 인사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증원까지 한 법무연수원에는 지난 정부 '신데렐라'에서 정권 교체 후 '미운오리'가 된 검사들이 대거 전보돼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나온다.

법무부는 22일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3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검사장 승진 대상은 10명, 전보는 23명이며 예상대로 '친윤'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법무부는 법무연수원의 검사장급 4명의 자리를 5명 더 늘려 9명으로 만드는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을 지난 14일 입법예고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추가 좌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예상대로 좌천성 인사였다. 신성식 광주고검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시켰다. 신 검사장은 지난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KBS 오보'의 제보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KBS는 2020년 7월 한 장관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캐기를 공모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오보로 드러난 바 있다.

이종근 대구고검 차장검사(28기)도 연구위원으로 정식 발령냈다. 이 검사장은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의 배우자다. 앞서 법무부는 한동훈 장관 취임 하루 만에 검찰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서울서부지검장이던 이 검사장을 지방고검에 전보시키면서 정원 제한을 피해 파견 형식으로 연수원에 근무하도록 했다. 이 차장검사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검찰 내부망에 "검찰 수사에 성찰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지난 정부에서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조국 전 장관 당시 검찰개혁추진단 부단장, 대검 형사부장을 맡기도 했다.

한동훈 장관이 연루됐던 채널A '검언유착' 사건 수사를 지휘한 최성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28기)도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시켰다. 당시 중앙지검 수사팀이 2차장검사인 최 검사장에게 한 장관 무혐의 보고를 여러차례 올렸지만 결재를 미뤘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22일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TF 구성원 6명과 함께 안양소년원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법무부 제공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22일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TF 구성원 6명과 함께 안양소년원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법무부 제공

추미애 전 장관과 한양대 법대 동문으로 역대 네번째 여성 검사장으로 기록된 고경순 춘천지검장도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됐다. 고 검사장은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와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맡으며 지난 정부에서 중용됐다. 추 전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무혐의 지휘한 김양수 부산고검 차장검사(29기)도 좌천을 피하지 못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인사에서 이성윤 고검장과 이정수, 이정현, 심재철 검사장 등 지난 정부에서 요직을 거친 검찰 간부들을 모두 연구위원으로 전보시켰다. 이정수 검사장의 사표는 이날 정식 수리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9자리 중 8자리가 채워졌다. 법무연수원 원장은 여환섭 대전고검장(24기)이 맡는다.

앞서 한동훈 장관은 "법무연수원은 유일하게 법무행정과 법제를 연구하는 곳이다. 직제개편을 통해 우수한 자원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증원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좌천성 인사 기조가 더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총장 없는 검찰 인사' 논란을 의식한듯 이번 인사에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리)와 충분한 협의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실질적으로 협의해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고, 검찰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최대한 존중해 시행했다"고 밝혔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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