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이다] '묻지마 유학생 유치' 대학가, 사후관리는 '나몰라'
입력: 2022.06.17 07:00 / 수정: 2022.06.17 07:00

외국인 유학생 불법 취업 연속 보도<하>

'무차별적' 유학생 유치보다는 학사 운영, 전용 프로그램 확충 등 필요

출입국사무소-대학, 유학생이 불법 취업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역할해야

[더팩트ㅣ이효균·배정한 기자] 외국인 유학생의 불법 취업 문제는 이제 사회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국내 학령인구의 감소와 계속되는 등록금 문제로 인해 재정난에 신음하던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치 후 이를 제대로 관리하는 대학들은 별로 없는 게 현실입니다.

문제는 정원 미달을 만회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유학생을 유치하다 보니, 앞서 보도([탐사이다] '불법 악용' 유학생 비자 5배 급증, 단속은 '역부족', [탐사이다] '유학은 핑계!'...학교 대신 공장 가는 외국인 유학생들)한 것처럼 관리 부실로 인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거나 인근 공장의 불법 취업, 유학생 범죄까지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교육계는 고등교육의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서울 M대학교 학생: 외국인 학생들이 말하는 게 어려워서 말을 많이 안 하더라도 저희가 얘기하는 거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지 같이 뭔가 할 수 있는데... 열심히 참여를 해주기는 했는데 한두 번 그러면 그러려니 하는데 조별과제를 진행하는 내내 그래버리니깐...]

일부 대학들은 한 명의 유학생이라도 더 받는 것에 급급해 교육의 질 관리나 유학생을 위한 일자리 발굴, 산업계 협력은 뒷전입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1999년 3418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21년 15만 2281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약 50배 정도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처럼 외국인 유학생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학령인구 감소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2000년 초반부터 입니다. 이후 2009년 반값 등록금 정책이 시행되면서 유학생 수는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수는 6만3784명으로 전년 6만1481명 대비 2303명 늘었습니다. 그 외에 △경기(1만7144명→1만 8425명) △대전(7768명→8385명) △경남(2293명→2421명) 지역 등도 학생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외국인 유학생 수가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재학생 대비 적지 않은 학생이 재학 중입니다.

어학연수생은 2010년 1만7064명에서 2017년 두배인 3만5734명, 2019년 4만4756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코로나 여파를 입은 2021년에도 어학연수생은 2만3442명으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학연수생의 급증은 '불법체류' 증가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교육계는 출입국사무소와 대학이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유학생이 불법 취업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 아무래도 저희가 이게 단속 인력 한정적인 인력 상황 때문에 원하시는 그런 정도의 속도라든지 그런 신속함이 좀 결여되다 보니까... 각 회사별로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보통 그런 경우들이 있어서 저희한테도 인지가 될 경우에는 고용주들도 처벌을 하고 있거든요. ]

외국인 유학생이 늘었지만 입학 관문은 여전히 낮습니다. 교육부가 제시한 외국인 유학생 입학 기준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과 토플 530점입니다.

하지만 권장사항일 뿐 지켜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유학생의 국내 대학교 입학 문턱이 낮아지면서 수업을 듣는 유학생은 물론 같이 수업을 듣는 한국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면서 전체적인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주호 한양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유학생은 학습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해서 적절한 사람을 선발해야 되잖아요. 공부하다가 어렵고 못 따라가는 그런 사람도 있고 처음부터 아예 유학을 와서 돈을 벌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게 지금 발생되는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학교가 유학생을 엄격한 자격과 기준을 가지고 선발해야지 그런 문제가 다소 없어져요. 대학원 수준 또는 대학에서의 고등교육을 이수할 수 있는 한국어 수업을 따라올수 있을 정도인지 아니면 영어로 수업을 하면 영어로 수업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그 체계적인 입시 면접이 필요한데 그런걸 안하고 있다니까...]

물론 갈수록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도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적 문제입니다.

올해 입시에서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속출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책임지겠다며 총장직을 사퇴한 대학도 있었고 학과 통폐합 등 대대적인 구조개편을 단행한 대학도 나왔습니다.

[박주호 한양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을 정원 외 학생으로 모집을 해버리기 때문에 없는 거 보다는 있는게 학교에 재정수입에 도움이 되니까 무조건 뽑는 게 유리한 거예요. 그런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요 현재. ]

재정난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묻지마 유치'하는 대학가.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실함도 있겠지만, 단순히 ‘머릿수’를 위한 무차별적 유학생 유치보다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학사 운영, 전용 프로그램 확충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입니다.

<탐사보도팀=이효균·배정한·이덕인·윤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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