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이다] '유학은 핑계!'...학교 대신 공장 가는 외국인 유학생들
입력: 2022.06.15 07:30 / 수정: 2022.06.15 16:56

외국인 유학생 '불법 취업' 연속 보도<상>

유학·어학연수 비자로 공장에 불법 취업'전국 단위 단체 취업도'

월 평균 300만 원, 야간근무 시 350만 원 이상 수입

[더팩트ㅣ대구=이덕인·윤웅 기자] (2022년 5월 2일) 오전 7시, 대구에 있는 A 대학교 앞. 40인승 대형버스가 정류소에 서고 외국인들이 줄줄이 탑승합니다. 버스는 대학교 일대를 돌며 대기하던 외국인을 태웁니다.

40분가량 달려 경북 구미시 산업단지에 도착한 버스는 B 업체로 향합니다. 버스에서 내린 외국인은 자연스레 건물로 들어갑니다.

지난달 26일 오전 대구의 A 대학교 앞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B 제조업체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효균 기자
지난달 26일 오전 대구의 A 대학교 앞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B 제조업체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효균 기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외국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기자: 대학생이세요?]

[A 대학교 유학생: 네.]

[기자: 유학 비자로 (한국에) 오신 거잖아요.]

[A 대학교 유학생: 네.]

[기자: (B 업체에) 대학생들이 많이 일하고 있나요?]

[A 대학교 유학생: 유학생들이요? 많이 하고 있어요.]

A 대학교 유학생들이 많이 일하는 B 업체를 확인해 보니 '코로나 자가키트 포장' 근무를 하루 평균 12시간 일하고 있었습니다. A 대학교를 찾아 유학생 출결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기자: (유학생들) 수업은 잘 들어오나요?]

[A 대학교 관계자: 재학생이 1000명이 넘거든요. 1200명 가까이 되는데 한 학생이 언제 빠졌고 출결 상태가 이날은 왜 빠졌는지 매번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잖아요. 문제가 될 만한 애들은 저희가 불러서 대면 상담을 하고요.]

학교 측은 유학생 출결 관리에 노력하고 있지만, 학생 수가 많아 모든 인원을 체크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국의 많은 대학교에서 유학생 단체 취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합니다.

[업계 관계자: 김치 만드는 회사인데 이름이 000. 그 공장이 원주에 있어요. 00대학교 (유)학생들 30~40명이 (공장에) 들어온 거예요. 00대학교라고 있어요. 거기에도 (취업한) 학생들 있는 거 같고요.]

경북 구미시 산업단지에 있는 B 업체로 들어서는 외국인들. /배정한 기자
경북 구미시 산업단지에 있는 B 업체로 들어서는 외국인들. /배정한 기자

유학(D-2)이나 어학연수(D-4-1, D-4-7) 자격 비자를 가진 외국인은 국내에서 경제활동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시간제 취업을 하려면 본인이 입학한 대학교에서 확인을 받고, 법무부 관할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체류 자격 외 활동 허가를 신청해야 합니다.

학부의 경우 평균적으로 주당 20시간 이내, 석·박사의 경우 30시간 이내로 일할 수 있습니다. 분야 또한 음식점 보조와 사무 보조 등 단순노무는 가능하지만 산업기밀보호업이나 건설업, 제조업 등은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B 업체에서 일하는 유학생들은 월 평균 300만 원의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야간근무 시 350만 원 이상 벌 수 있습니다.

작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15만 명을 넘습니다. 중국, 베트남, 몽골, 일본 등 많은 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대학 4년이라는 시간은 취업으로 수 천만 원을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국내에 체류하며 합법적으로 취업을 한 재외동포(F-4) 비자 외국인들은 유학생들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하소연합니다.

[재외동포 외국인: 우리 비자 F-4(재외동포)인데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 일할 수가 없어요. 우리 일 계속 찾고 있어요.]

재외동포(F-4) 비자 외국인들이 취재진에게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윤웅 기자
재외동포(F-4) 비자 외국인들이 취재진에게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윤웅 기자

그들에 따르면 누군가가 외국인 유학생을 단체로 취업시켜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은 출근시간, B 업체를 찾아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자: 유학 비자로 온 친구들은 없는 건가요?]

[B 업체 관계자: 유학(비자)은 없고요. 지금 기업들이 다들 어렵고 그래서 크게 뭐 오래갈 것도 아닌 거 같은데 (외국인들) 일하는 게.]

[기자: 일을 시킬 때 비자 확인을 해야 되지 않나요?]

[B 업체 관계자: 그렇겠죠. 확인을 해야 되겠죠. 근데 우리가 직접 고용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도급'이라고 해서 용역 업체가 있어요.]

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조업체들이 작업 물량이 몰리면 외국인 유학생을 단체로 쓰고 있다고 말합니다.

[업계 관계자: 회사에서도 불법을 알고 쓰는 거예요. 불법 인력을 쓰는 사람이 1차 책임이고, 회사는 2차적으로 책임이거든요. (회사들은 용역업체에게) '책임질 각오를 하고 (인력을) 집어넣어야 되지 않느냐'고 나중에 걸리면 그런 식으로 말하겠죠.]

불법 취업 관련해 관할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여러 번 신고도 해 봤지만, 현재도 달라진 건 없다고 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 제가 한 두세 군데 출입국에다가 신고를 해도 똑같은 답이 오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에 업체에 어떤 계도를 한다'든지 그런 걸로 밖에는 할 수 없다고요.]

업계 관계자가 민원을 넣었다는 관할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입장을 들었습니다.

[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 (외국인) 대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비자) 자격에 변경 허가 같은 걸 받아서 근무를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지금 문제가 되는 상황 같은 경우는 그런 절차를 밟지 않고 근무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걸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피해자들이) 민원을 많이 넣었다고 하는데 달라지는 게 없다고.]

[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 아무래도 한정적인 인력 상황 때문에 (민원인이) 원하시는 정도의 속도라든지 신속함이 좀 결여되다 보니까 그런 불만을 표시하신 거 같은데요.]

A 대학교와 B 업체, 법무부 소속 출입국외국인사무소까지. 유학생들의 불법 취업 상태를 모두 인지하고 있었지만, 각각의 위치에서의 대응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취재중 저희는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김 모 씨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김 모 씨(과거 도급업체 직원): 학생들 쓰는 게 불법이 맞거든요? 업체에서도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까 변칙적으로 하는 건 있어요. 지금 어디 계신데요?]

취재진과 만난 김 모 씨는 경북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학생 단체 취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냈습니다.

[기자: 많은 업체들이 결국은 불법인 걸 알고도 쓰고 있는 현실인거 같은데요.]

[김 모 씨(과거 도급업체 직원): 일부 몇 명은 불법이라는 걸 알고 써요. 그냥 쓰는 거 맞아요. 예를 들어 100명을 쓰는데 100명이 다 불법은 아니고요. 출입국에서 단속하면 1 명이든 100명이든 무조건 (벌금은) 2,800만 원이거든요. 출입국에 사정을 하죠 좀 봐달라고. 그러면 조금 빼줘요 한 100~200(만 원). 제가 아는 교수들은 수업에 지장이 없으면은 그냥 애들 일하는 거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해요. 내가 알기로는 (유학생 일하는) 제일 큰 업체가 000안에 0000, 00, 00.]

[업계 관계자: 무조건 (한국) 가서 유학 절차만 밟고 (일)하면 몇 년 동안은 숨어서라도 돈 벌 수 있다. 관례적으로 이렇게 다 소문이 나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학교에서도 그런 걸 알면서도 학생들을 또 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고요.]

국내 제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산업 현장의 '고육지책'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법을 어기면서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공장 근로자로 활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대외 이미지는 물론, 교육계와 산업 현장의 건강한 발전을 해치게 됩니다.

유학 본연에 충실하고 합법적 경제활동을 하도록 방침을 확실히 두는 게 중요합니다. 정부를 비롯해 학생을 관리하는 학교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회사 등 관련 단체들의 깊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탐사보도팀=이효균·배정한·이덕인·윤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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