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 수사가 왜 정치보복?…국민들 동의 안 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기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 통치를 제한하려는 국회 입법 움직임을 두고 "지난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정책 추진을 장려했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정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한 장관은 기자들의 관련 질의에 "전 정부에서 시행령을 통해 정부 중요 정책이 추진됐었고, 더욱 적극 장려했었다. 구글링만 해봐도 아실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령을 통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출범시켰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부조직법을 바꾸기 어려워 시행령으로 우회로를 택한 것인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다. 이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에 대해 국회 상임위가 수정 또는 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한 장관은 이같은 국회 입법 추진에 "국회와 행정부는 헌법분리 원칙에 따라 각자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최근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야당의 비판을 두고는 "구체적 수사에 지휘하진 않겠으나 중대한 범죄를 수사하는 것을 정치보복이라고 부르는 것에 많은 국민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 장관은 "검찰과 경찰은 부패 범죄를 제대로 수사하라고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것이다.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검찰 수사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에는 "구체적 사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다만 부패범죄에 대해 제대로 수사해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검찰과 경찰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서울간 화상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동률 기자 |
법무연수원의 연구위원을 5명 늘리는 것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법무연수원은 유일하게 법무행정과 법제를 연구하는 곳"이라며 "직제개편을 통해 우수한 자원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5명 늘리는 개정령을 입법예고했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비수사 보직으로 검찰 고위직들의 '유배지'로 불리고 있다. 최근 이성윤 검사장과 이정수, 이정현, 심재철 검사장 등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한 장관은 "최근 감찰이나 수사를 오래 받는 고위급 검사 숫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분들이 직접 국민을 상대로 수사하거나 재판을 하는 일에 장기간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인사에 대해선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검찰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인사의) 우선"이라며 "인사에 대해 사전에 말씀드리는 것은 오해만 사고 별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