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사진)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일할 당시 법인카드를 한 달에 100만 원가량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일할 당시 법인카드를 한 달에 100만 원가량 사용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골프 연습장과 자택 근처 식당에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대주주 김만배 씨는 "취미 생활을 허락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5일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김 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김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모 씨는 화천대유에서 일할 동안 법인카드로 월 100만 원, 연간 1200만 원을 사용했다. 곽 씨는 골프연습장이나 자택 근처 음식점 등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이용한 것 같다는 검찰의 지적에 김 씨는 "직원들에게 취미생활로 골프 열심히 배우라고 승인했다"라고 해명했다.

곽 씨는 입사할 때 법인차량을 제공받아 거주하는 아파트에도 차량을 등록하고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싫다는 사람 빼고 직원들에게 다 제공했다. 곽 씨는 아반떼였는데 스포티지, 산타페, 그랜저, 에쿠스까지 타는 직원도 있었다"면서도 "평직원 중에서는 (법인 차량을 제공받은 직원이) 곽 씨 하나다"라고 답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검찰은 또 화천대유가 곽 씨에게 사택 전세보증금 4억 원을 내주고 2020년에는 5억 원을 빌려줬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문성 없는 곽 씨에게 이렇게까지 많은 혜택을 제공할 이유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김 씨는 "저는 많은 혜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복리후생 차원, 업무효율 차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씨는 '곽 전 의원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무산되는 것을 막아줬다' 말은 허언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앞선 증인신문에서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을 막아줬다는 이야기를 김 씨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별생각 없이 순간적으로 떠올라서 한 이야기였다"며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 전화한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알선수재·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로 재판에 넘겨졌다. 20대 총선 무렵인 2016년 3∼4월경 남 변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는 회사자금으로 곽 전 의원의 아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로,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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